[공업전문대가 무너진다]<상>존폐위기 몰린 공업전문대

재정지원도 절반…존폐위기의 공업전문대

과거 30여년간 우리나라 고급 엔지니어 양성의 요람이었던 공업 전문대학이 존폐 기로에 섰다. 최근 들어 서비스업 위주로 산업 구조가 바뀌고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공업전문대학을 비롯한 전문대학 공과대학들이 학생을 모집하지 못해 매년 10%가량 정원을 줄이고 있다.

전자신문은 대학 구조조정 소용돌이 속에서 사라져가는 공업계전문대학과 전문대 공과대학의 현황을 점검하고 이들의 생존을 위한 조건을 3회에 걸쳐 모색해본다.<편집자주>



올 초 공업계 전문대학 상징으로 여겨졌던 동양공업전문대학은 33년간 사용해온 `동양공전`을 포기하고 `동양미래대학`으로 교명을 바꿨다. 공업계 국립대학이었던 천안공업대학은 지난 2005년 공주대학교에 통합돼 공주대학교 천안공과대학으로 바뀌었다. 지난 1998년 무선 통신 계통 대표 공대였던 인천 대헌공업전문대도 재능그룹이 인수해 재능대학으로 변경됐다.

지난 30여년간 이들 공업전문대는 우리나라 산업 근간인 제조업부터 첨단 서비스 분야에 이르기까지 현장 중심형 고급 기술 인력을 450만여명이나 배출했다. 지금도 고등교육기관 전체 인력의 약 40%를 145개 전문대가 책임지고 있다.

산업 고도화로 단순 기술교육보다 전문 고급 엔지니어 양산이 시급해지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산업체 기술인력 부족률은 평균 3.50%로, 2만1000여명이 부족했다. 인력은 부족하지만 그만큼의 전문인력들은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근간에는 공업계전문대학 및 전문대 공과대학의 쇠퇴가 있다.

공업계 전문대학의 위기는 크게 세 가지 이유로 발생했다. 대학 입학정원의 지속적 감소와 전문대학, 그 중에서도 이공계 기피 현상 탓이다.<표1 참조>

인구 감소로 입학정원이 감소하는 가운데 대학들은 2015년부터 정원 감소가 한층 뚜렷해져 2020년께면 최악의 상황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공계 학과가 인기없는 학과로 전락한 지는 오래다. 전통의 공업전문대학들이 이른바 `가벼운` 서비스 및 회계 관련 학과를 신설하면서 어쩔 수 없는 변신을 시도하는 이유다.

장영현 배화여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배화여대 내에서도 컴공과를 다른 과로 변경하자는 의견은 벌써 3년 전부터 제기됐다”며 “컴공과가 하위 3개과 중 하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반 4년제 대학들이 전문대학이 생존의 도구로 개설한 특성화 학과를 2~3년 뒤 따라 신설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최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개최한 한 토론회에서 이윤철 산업정책연구원장은 “공학분야에서 전문대학이 자동차튜닝학과, 안경광학과 같은 특성화 학과를 만들고 나니 경기대, 서울산업대 등이 줄줄이 관련 유사학과를 개설했다”며 “입학생들은 비슷한 과라면 지방대라도 전문대학보다 일반 대학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공업전문대 졸업생은 속된 말로 `공돌이`라는 사회의 인식도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다. 의사, 변호사 등의 직업이 사회적으로 대우받고 현장에 투입되는 기술자는 상대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제도적인 뒷받침도 갈수록 약해졌다. 전문대학의 재학생 1인당 지원금은 4년제 일반대학의 46%에 불과하다. <표2참조>

이승근 전문대학교육협의회 기획조정실장은 “1990년대 초반 정부가 우수 공업계지원사업을 펼칠 때만 해도 다수 전문대학이 공업계열로 전환했지만 이후 정부의 지원이 미흡해지면 공업계 전문대학들은 설 땅이 점점 좁아졌다”고 안타까워했다.



<표1>대학입학정원 전년대비 증감률 추이(%)

(자료 한국교육개발원)

<표2>2009년도 대학 재정지원 현황

(자료 교과부)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