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열 `꺼진 불을 다시 보자`

태양열 산업은 `정부의 무관심-산업 축소-무관심…`의 악순환 속에 산업기반 자체가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다. 다른 신재생에너지원에 비해 10년 이상 일찍 시장이 형성됐는데도 이를 망쳐버렸다는 `원죄`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세계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기의 기회를 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태양열 산업을 사실상 방치해두고 있다. 지난 1월 발표된 올해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 계획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태양열 지원예산은 지난해 301억원에서 올해 120억원으로 반 토막 낸 대신 신설된 연료전지에 100억원을 배정한 것이다. 총 지원 금액이 지난해 942억원, 올해 962억원으로 거의 같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태양열 지원 금액에서 연료전지 지원 금액을 떼어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9월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R&D) 추진전략에서도 태양열에 지원되는 예산은 지난해 전체의 1.2%에서 2012년까지 1.5%, 2020년까지 2.5%로 소폭 늘어나도록 했다. 반면 바이오는 지난해 8.1%에서 2020년 15%, 폐기물은 3.9%에서 10%로 크게 늘어난다.

정부가 태양열 산업을 `홀대`하는 것은 태양열 시장이 매우 작고 참여기업도 열악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2009년도 신재생에너지 업계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태양열 업체는 2004년 3개에서 2009년 13개로 10개가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태양광이 13개에서 61개로, 바이오가 6개에서 32개로 크게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고용창출 효과도 태양열은 2004년 50명에서 올해 241명으로 5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태양광은 170명에서 7572명으로 무려 44배나 증가할 정도로 현격한 차이가 난다. 이처럼 산업 규모가 작다보니 성장 가능성이 더 크고 고용창출 효과도 많은 태양광이나 풍력 · 바이오에너지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지원이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아이서플라이나 이머징에너지리서치 등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들이 예측하고 있는 것처럼 향후 10년간 글로벌 태양열 시장은 급격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두고 도이체방크는 “거인이 깨어나고 있다”고 표현했다. 과거 큰 시장을 형성했다 일시적으로 잠들었던 태양열 산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경제논리로 보더라도 앞으로 큰 성장이 예상되는 태양열에 대한 지원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

눈여겨봐야할 점은 지난해까지 태양열 업계의 수출액이 `0원`이라는 점이다. 태양열 시장이 해외에서 형성되고 있는데도 정부나 기업 누구도 수출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결과다. 정부는 테스트베드 차원에서 일정 부분 국내 시장을 만들고 수출 위주 정책을 펴는 한편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 기술 개발에 매진한다면 제2의 태양열 전성기를 맞이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