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러브콜 집중 `벤처신화` 메디슨

인수ㆍ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의료기기업체 메디슨이 삼성과 SK 등 국내 굴지 대기업의 공세적인 `구애` 대상으로 떠올랐다.

헬스케어 사업 분야에서 각축전을 벌일 태세인 삼성전자와 SK그룹이 메디슨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칸서스인베스트먼트가 가진 지분 40.94%를 인수하기 위한 의향서를 제출한 것이다.

두 기업 외에도 KT&G와 올림푸스, 필립스 등 튼튼한 자금력을 갖춘 국내외 업체 여러 곳이 인수전에 가세한 것으로 알려져 메디슨의 몸값이 치솟을 전망이다.

초음파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메디슨은 1985년 설립된 국내 벤처 1세대 기업이다.

2000년대 초까지 벤처신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후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2002년 부도나 법정관리를 받는 처지로 내몰렸다.

그러나 초음파 의료기기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기업가치를 회복해 지난해 매출 2천73억원에 영업이익 306억원의 `알짜 기업`으로 명예를 되찾았다.

메디슨은 경쟁사인 GE나 필립스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국내 초음파 의료기기 시장의 33%를 점유하고 있다.

해외시장 점유율도 7%로 글로벌 업계 5위에 올라 있다.

매출의 80% 정도가 외국에서 발생할 정도로 110개국에 걸친 영업망도 탄탄하다는 평가다.

관련 특허 출원도 950건에 달할 정도로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메디슨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이 회사의 현재 가치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난해 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 생산액은 2007년 2조2천170억원으로 전년보다 13.7% 늘었고 2001∼2007년 연평균 10.9% 성장했다.

이 기간의 수출액은 연평균 8.9%, 수입액은 9.8%, 시장 규모는 10.8% 늘었다.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2008년 2천101억달러, 지난해 2천232억달러로 2008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6.4%의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상위 20개 업체 중 13곳의 2008년 매출 증가율이 10∼20%일 정도로 상위권에 포진한 업체들의 사업 기회가 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삼성전자와 SK는 의료기기와 헬스케어 사업을 미래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선언하고 진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5월 의료기기, 바이오 제약 등을 신수종 사업으로 성장시키기로 하고 2020년까지 23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6월부터 중외제약을 통해 혈액검사기를 판매했고 최근엔 같은 계열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영상 진단장비를 양산하는 생산라인을 갖췄다.

삼성은 1984년 GE와 합작한 삼성의료기기를 설립해 컴퓨터단층촬영 장비, 초음파 진단기기를 개발하는 등 2000년대 초까지 의료기기 사업을 해 본 경험이 있다.

SK그룹도 지난 7월 모바일 원격진료, 신약개발 등 바이오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SK는 그동안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이렇다 할만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 마켓`을 겨냥한 신수종 사업을 찾기가 상대적으로 유망한 의료기기나 신약개발 같은 분야에 눈을 돌리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의료기기는 다른 제품보다 세계 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고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기술력을 갖춘 메디슨은 그런 점에서 인수대상으로서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메디슨 관계자는 "대기업이 우리가 보유한 기술력과 판매망을 흡수하게 된다면 순식간에 업계의 선두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