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ysis]왜 GSI ERP를 구축하는가 … 글로벌통합기업과 글로벌ERP

(사진이 안좋을 걸로 와서 다시 요청한 상태입니다)

전 세계에 판매 및 생산 거점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핫이슈는 글로벌 통합 환경이다. 각 지역마다 별도의 정보시스템을 운용하다보니 전 세계 법인의 총결산에 많은 시간이 소모되는 것은 물론이고 수익 중심의 영업 및 생산전략을 도출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많은 제조기업들이 글로벌 통합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국제회계기준(IFRS), 자유무역협정(FTA), 환경규제 등과 더불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것이 글로벌 싱글인스턴스(GSI)일 것이다.

GSI의 사전적 혹은 개념적 정의는 기업이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 표준화된 비즈니스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IT를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기존에 추진되었던 GSI 프로젝트를 돌아보면 주로 IT 관점에서 진행된 것을 알 수 있다.

IT 관점의 GSI 프로젝트는 비즈니스 단위별 또는 지역 및 국가적으로 분산되어 운용되고 있는 시스템을 표준화된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근간으로 통합된 단일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IT 관점의 GSI 추진도 기업이 현재 처한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좀 더 GSI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추진하는 것이 향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더 타당한 접근이라 할 수 있다.

◇다국적 기업화 되면서 글로벌 통합 환경 필요=기업의 모습은 시대의 상황과 시장의 요구 등 여러 비즈니스 동인에 따라 변해 왔고 지금도 변하고 있다. 과거 반세기 이상을 시장에 존재하고 시장을 주도해온 기업의 모습은 다국적 기업(Multi-National Corporation)이다.

다국적 기업은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운영의 범주를 단일 국가에서 세계의 여러 국가로 확산시켰고 이를 위해 Global Operation의 개념을 정의하고 운영 모델을 발전시켜왔다.

다국적 기업의 운영방식 특징은 비전과 전사 전략은 본사에서 진행하고 반면에 운영전략과 실행은 각 국가 혹은 권역에서 진행하는 것이다. 이는 각 국가 혹은 권역별로 법률적, 문화적 그리고 경제적으로 차별화된 특성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운영모델은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위기를 맞이한다.

최근의 글로벌 경제 환경의 키워드는 표준화라고 할 수 있다. 자본 시장의 통합은 기업의 공정한 평가를 필요로 했고, 이는 표준화된 평가지표인 IFRS 도입의 시발점이 되었다.

환경규제 또한 과거 각 단위 국가 혹은 권역 중심의 규제에서 `하나의 지구(One Earth)`라는 취지 아래 탄소배출권,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 등 글로벌하게 표준화 되어 적용되는 규제가 더 큰 영향을 발휘하고 있다.

FTA도 국가간 혹은 권역내/권역간의 무역행위 및 관행에 대한 표준화를 진행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IT의 발전으로 인해 통신 및 정보의 표준화가 이루어졌다. 이는 언제 어디서든 같은 양과 질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하고 결국 과거 국가 혹은 지역 내에 머물던 문화적 특성보다는 글로벌하게 공유될 수 있는 문화적 특성이 더 부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통합되어 있지 않으면 더 많은 자원 소비=이러한 상황들을 고려할 때, 표준화를 근간으로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한 전략과 실행이 이원화 되어 있는 다국적 기업은 생존을 위해서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해 글로벌 가시성과 정합성을 확보하려 한다. 이는 곧 경쟁력의 저하로 귀결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의 변화에 적응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제안된 기업 형태가 바로 GIE(Globally Integrated Enterprise)이다. GIE는 대단히 광범위한 개념이지만 간단히 표현하자면 다국적 기업을 하나의 운영체제 안에서 경영하는 기업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다국적 기업을 어떻게 GIE로 트랜스포메이션시킬 수 있을까. 이것이 향후 다국적 기업의 성공을 위한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으나 다음과 같이 네 가지 관점에서 GIE를 이해한다면 좀 더 효과적으로 GIE를 구현할 수 있다.

첫째, GIE는 글로벌 차원에서 동기화된 전략(Globally Synchronized Strategy)을 보유해야 한다. 과거 다국적 기업과는 달리 전사 및 부문별 전략이 함께 세워지고 공유되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둘째, GIE는 글로벌 차원에서 표준화된 프로세스(Globally Standardized Process)를 정립해야 한다. 전략이 동기화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글로벌 표준 프로세스가 수립되고 적용되지 않는다면 전략이 반영된 효율적 운영이 불가능할 것이다.

셋째, GIE는 글로벌 차원의 유연한 거버넌스(Globally Seamless Governance) 체제를 구현해야 한다. 무결성과 통합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항목이다.

마지막으로 GIE는 글로벌 차원의 견고한 인프라스트럭처(Globally Solid Infrastructure)를 확보해야 한다. 견고한 인프라스트럭처의 지원 없이는 GIE가 운영될 수 없다.

위와 같은 개념에서 GIE를 볼 때,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 추진해온 GSI는 네번째, 즉 글로벌 차원의 견고한 인프라스트럭처를 구현하는 IT적 접근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결국 기업이 GSI를 구현한다는 것은 GIE 구현을 위한 견고한 IT체계를 만드는 것이고 이는 단순히 IT적 통합이 아니라 전략, 기능, 그리고 프로세스의 통합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그 의미와 효과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김기호 전무 삼정KPMG컨설팅 kihokim@kr.kp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