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포커스]새해, 이 연구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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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출범·기초과학연구소 설립 등으로 과학기술계가 힘을 받고 있는 가운데, 어느 해보다 풍성한 연구개발의 결실이 쏟아질 전망이다. 기초기술연구회에 따르면 새해에는 대부분 출연연구소들이 기능과 임무가 명확한 ‘성과형 연구조직’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국가·사회적 문제해결형 연구사업(National Agenda Project·NAP)’의 내실화를 꾀할 전망이다. 연구 분야별로 주목해야 할 ‘핫 아이템’이 다양하다.

 ◇그린에너지분야=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011년부터 ‘그린에너지 뱅크’ 연구개발에 착수한다. 고온에너지재료연구센터의 조영환 박사 주도로 이뤄지는 이번 연구는 연간 50억원씩 투입해 5년간 이어가는 대형 연구과제다. 그린에너지 뱅크는 출력 변동이 심한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비의 안정적 전력생산을 위해 에너지 저장밀도가 높고 사용수명이 긴 경제적 대용량 전력저장 시스템 원천기술 개발 사업이다.

 사업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 기반의 분산형 발전시스템에 적합하고 수십㎾h에서 수백㎿h까지 다양한 용량 설계가 가능한 모듈형 전력저장장치와 시스템 통합 핵심요소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조영환 센터장은 “그린에너지 뱅크 시스템은 아파트의 경우 최소 2개동에서 최대 300개동의 전력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력분야=새해는 국산 중소형 일체형 원자로인 스마트(SMART) 개발을 매듭짓는 해가 될 전망이다.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규제기관으로부터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해 세계 최초로 일체형 원자로 설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인가를 획득하면 국내 13개 기업으로 구성된 ‘KEPCO 컨소시엄’과 협력, 국내 시범 원자로를 건설하고 해외시장 개척을 추진하게 된다.

 또 미래 원자력 시스템 구축을 위해 원자력계의 뜨거운 감자인 ‘파이로프로세싱’과 소듐냉각고속로(SFR) 연계 계발을 통해 세계 최초로 파이로프로세싱의 전 공정을 일관공정으로 모의할 수 있는 시설인 ‘PRIDE’ 구축을 연내 완료할 예정이다. 또 SFR실증로 개념설계도 완료, 2028년 건설 목표에 다가선다.

 ◇항공·우주분야=새해부터 정지궤도복합위성 개발 사업이 새로이 시작된다. 2018년까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도하고 교과부·기상청·국토부·환경부가 참여하는 이 사업은 기상관측전용위성 및 해양·환경복합관측위성 개발을 통한 중·소형 정지궤도복합위성의 국내주도 개발과 핵심기술 자립화가 목표다. 기상관측용 위성은 2017년, 해양·환경관측 위성은 이듬해인 2018년 발사 예정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기상관측을 통한 재난 예방 및 안전관리 체계와 해양관측을 통한 해양자원 및 해양환경 감시체계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상레이더를 탑재한 저궤도실용위성인 다목적실용위성 5호와 과학기술위성 3호 개발 사업은 올해 안에 완료될 예정이다. 현재 탑재채 장착 및 정렬·전개시험까지 완료한 다목적실용위성 5호는 하반기 발사되면 날씨와 상관없는 전천후 레이더 영상을 확보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과학기술위성 3호는 11월 발사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세 번째로 도전하는 나로호 발사를 비롯해 스마트무인기(SUAV)·다목적실용위성 3호 개발 사업이 계속된다.

 ◇생명공학·의학 분야=조류독감이나 신종플루 등 인플루엔자의 팬더믹(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새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범용 백신 기반 연구와 면역 조성제(adjuvant) 개발 및 바이러스 기초연구를 통한 팬더믹 대응 핵심 원천기술 개발에 돌입한다. 이를 통해 국가적 팬더믹 대응 기간을 줄이고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하는 한편, 범용 백신 산업화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국가위상을 제고한다는 목표다.

 의학 분야에선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지능형 재활치료 로봇’ 개발이 시작된다. 향후 물리·재활 치료의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이와 관련한 로봇기술은 치료가 아닌 보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연구책임자인 권오원 한국기계연구원 박사는 “환자의 의도를 파악해 지능적으로 재활 치료를 수행하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초기 개발은 대형 병원에 공급할 수 있도록 이뤄지고, 향후 보다 작고 간편하게 만들어 신경계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노인들도 건강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