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와 게임업체 기금 강제 징수 등 잇따른 게임 규제정책이 합리적 의견수렴 없이 진행되거나 갑작스럽게 입장을 바꾸는 등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게임 과몰입 해결책이 기금 마련의 주체를 놓고 부처 간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14일 국회 문방위 소속 김을동 의원은 청소년 과몰입 치유센터를 위한 게임업체 부담금 조성을 뼈대로 한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 측은 실효성 없는 셧다운제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게임의 부작용 해소를 위한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김을동 의원실 관계자는 “여성가족부가 추진하는 셧다운제는 청소년 과몰입을 해소하기에는 실효성이 없는 법안”이며 “치유센터 설립 및 관리 같은 규제업무도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게임기금 모금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뒤늦게 주무부처와 게임문화재단, 업계의 의견을 모두 수렴하는 방식으로 논의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게임업계는 문화부에 힘을 실어줬지만 규제 법제화라는 측면에서는 다를 게 없는 의견을 내놨다.
김 의원과 달리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이정선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여성가족부가 기금 관리주체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업 진흥기관과 규제기관이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의원이 발의한 게임사기금법은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안을 기초로 하고, 게임업체의 매출 1%를 강제적으로 징수하고 관리하는 책임을 여성가족부에 뒀다. 기금법이 발의되자 노골적인 예산 탐내기라며 여론의 뭇매 대상이 된 여성부는 논리가 맞지 않는 입장을 발표했다.
최근 여성부 측은 홈페이지에서 일괄적인 각출을 명시한 입법안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을 발표,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여성부 측은 “기금제도가 마련될 경우 기금 조성에 대한 기업의 참여 여부는 업계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내용은 입법안 취지나 내용과도 맞지 않는 해명으로 여성부의 발빼기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청소년의 심야 게임이용을 막는 셧다운제가 4월 임시국회 법사위에 계류된 상황에서 이중 규제, 기금 부담의 강화 등 정책의 혼란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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