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올해 보안 분야 투자를 늘리면서 네트워크 보안업체들의 매출액도 대폭 늘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이 기술·전략 등 기업 비밀에 대한 보안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지난 연말의 ‘위키리크스’ 사태, 매년 벌어지는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등 보안 관련 문제가 계속 터져나온다는 점도 한 가지 이유다. 회사 내가 아닌 곳에서도 업무를 보는 일명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는 회사도 점점 생겨나고 있다. 이와 더불어 3~5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보안장비 교체기가 도래했다는 점도 한몫했다.
LG그룹의 시스템통합(SI) 전문업체 LG CNS는 올해 보안 분야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을 지난해의 50% 이상 늘렸다. 10기가(G)급 DDoS 방어장비(XDDoS)를 개발하는 한편, 스마트 보안을 위한 융합 보안관리 솔루션 패키지를 구성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에 데이터센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삼성SDS도 보안 투자를 늘린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확실히 보안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네트워크 장비업체들도 올해 보안 분야를 주력사업으로 삼았다. 라드웨어코리아(대표 김도건)는 보안 전담 테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시장이 확대되는 올해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 김욱조 이사는 “침입방지시스템(IPS)과 DDoS 보안장비 신규 수주가 지난해보다 늘었다”며 “주력사업인 애플리케이션전송망(ADN) 장비와 보안사업 비중을 50대50 정도로 비슷하게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보안사업 매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 60% 이상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블루코트 한국지사(대표 전수홍)는 올해 국내에서 두 배 성장하는 게 목표다. 최근 출시한 ‘프록시SG’ 제품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 제품은 인터넷 사이트 접속이나 웹메일, 파일첨부 등을 통제해 직원들의 정보 유출을 막는 장비다. 이 회사 양경윤 이사는 “국내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보안제품을 많이 찾고 있다”며 “최근 악성코드가 인터넷에서 유포되는 사례가 늘고, 직원들의 정보 유출이 정보책임자의 고민거리로 떠오르면서 보안장비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F5네트웍스코리아(대표 김인교)도 지난달 SK텔레콤과 스마트워크용 모바일오피스 협력사업을 시작했다. 여기에 자사 SSL(Secure Socket Layer) 가상사설망(VPN) 보안기술이 들어가는 것을 기점으로 보안 시장 영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