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과위 쳇바퀴`는 민폐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에 국책 연구개발사업 예산 분배권을 줄 것인지의 논쟁은 데자뷰다. 과학기술진흥 정책·계획 수립, 정부출연연구기관 육성,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정책 조정 등 참여정부 국과위·과학기술혁신본부와 겹치는 게 많다. 특히 연구개발사업 예산 분배권을 둘러싼 중앙행정기관 간 알력은 그때 그대로다. 지난 3월 국과위가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위원회로 거듭났으되 재정 당국에 뒷덜미를 잡힌 격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예산 분배’를 고유 권한으로 여기는 재정 당국과 ‘그것 없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국과위의 인식이 힘겨루기로 이어졌다. 그제 국회에서 열린 ‘국과위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국과위 쪽 요구가 분출했으니 곧 기획재정부가 반격할 것이다.

 사실 참여정부의 국과위·과학기술혁신본부(국과위 운영위원회 역할)는 실패한 행정조직이었다. 부처별 연구개발사업 예산안을 미리 살펴 심의·조정·분배하는 게 목표였는데 역할 자체가 모호했다. 옛 과학기술부·산업자원부·정보통신부 등 국책 연구개발 진흥 부처로부터 실무진을 모아 예산 종합 조정 기능을 확립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일할 사람을 끌어모으는 것 자체가 난관이었다.

 심지어 옛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이었던 임상규씨가 초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예산 분배권을 놓지 않으려는 재정 당국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예산 분배기능이 무색해지자 국책 연구개발 행정 ‘실무’도 다른 부처와 충돌하거나 묵살되기 일쑤였다. 새 제도가 정착할 만한 시간도 모자랐다. 과학기술혁신본부는 2004년 10월 출범한 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문을 닫았다.

 한 번 더 실패할 것인가. ‘국과위 쳇바퀴’는 민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