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소프트뱅크, 한-일 전산 데이터 자원 공유 새 모델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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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와 소프트뱅크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매개로 전산 자원 공유에 합의했다. 우리나라와 일본 대표 두 기업이 데이터센터를 공동으로 구축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와 같은 이슈로 데이터센터는 그간 내수 서비스라는 인식이 강했다. 데이터센터 서비스가 국경을 넘어 시도되기는 KT와 소프트뱅크 사례가 처음이다.

 ◇데이터센터 구축, 일본 대지진으로 급물살=두 회사 제휴는 지난해 3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KT가 실무자 선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소프트뱅크에 제안했다. 그러나 정보보안 등의 문제로 큰 진척을 이루지 못했다. 사업이 급물살을 탄 건 일본 대지진이었다. 대지진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전력난이 심각해지면서 이번에는 소프트뱅크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단순한 제휴가 아닌 합작회사 설립을 포함한 전략적인 파트너 관계를 요청했다. 지진 발생 후 손 회장이 이석채 회장에게 전화 후 이틀 만에 CEO 미팅이 결정되는 등 협의에서 결정까지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소프트뱅크 측은 서버 운영비 등 경제성을, KT는 글로벌 진출이라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특히 이 회장은 일본을 돕기 위한 ‘선의의 프로젝트’로 표현하면서 적극적으로 나서 신속하게 합의를 이끌어냈다.

 ◇합작사 설립, 양국 기업 교류에도 기여=두 회사는 이번 제휴로 부산 인근에 일본 기업을 위한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합작사 자본 규모는 750억원가량이며 KT가 51%, 소프트뱅크가 49% 지분을 가진다. 전용 데이터센터는 올해 10월 완공할 예정이며 6000㎾ 규모로 건립한다. 이는 서버 1만대를 둘 수 있는 규모다.

 제휴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가진다. 먼저 따뜻한 IT의 실현이다. 한일 양국 대표 기업이 협력해 지진 피해 이후 전력난을 겪는 일본 기업의 경영 활동 영속성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두 번째는 내수 위주였던 IT서비스 산업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이석채 회장은 “데이터센터를 외국에 두기가 힘들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었다”며 “두 회사의 제휴가 편견을 깨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일회성 제품 수출이 아니라 국내에 있는 IT산업 자체가 글로벌 무대에 진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실제로 KT는 일본 진출을 시작으로 한국을 글로벌 데이터센터 허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걸림돌은 개인정보보호 문제=한일 공동 데이터센터의 최대 과제는 역시 개인정보보호와 같은 보안 문제다. 사실 자국 고객의 민감한 정보를 외국에 있는 별도 서버에 둔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불안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소프트뱅크 입장에서는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 등으로 다소 불안한 일본 전산 인프라를 해외에 두는 방안이 효율적이라고 말하지만 이를 일반 기업이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또 다른 문제다. 나아가 보안 문제가 터졌을 때 책임 소재를 놓고 기업 혹은 국가끼리 적잖은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손 회장도 이를 의식해 “두 회사의 데이터센터 연결은 철저하게 전용 폐쇄망으로 운영하고 이중, 삼중의 보안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회사 제휴와 별도로 열린 설명회에는 역대 사상 최대인 1200여개 기업이 참가 신청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고 성공을 확신했다.

 일본(도쿄)=

 

 <표>KT-소프트뱅크 합작 현황

 - 합작사: KTSB데이터서비시스(KT 51%, 소프트뱅크 49%)

 - 투자 규모:750억원

 - 데이터센터 완공일:2011년 10월

 - 규모:6000㎾(서버 1만대 규모)

 - 서비스:코로케이션, 호스팅, VDI(가상 데스크톱), 백업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