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대에 달하는 KT와 SK텔레콤의 상호접속료 분쟁이 소송전으로 확대됐다. 동시에 방송통신위원회 조사도 본격화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접속료 문제가 통신업계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10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2007년 KT가 유선전화망에서 SK텔레콤 3세대(G) 이동통신망에 연결할 때 접속료가 낮은 이동단국교환기(MSC) 직접 접속(이하 단국접속)을 요청한데서 시작된 양측의 분쟁이 최근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1차 심리가 이뤄진데 이어 다음달 양측이 법정에서 자사의 입장을 다시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방통위는 최근 SK텔레콤의 단국접속 지연에 대한 조사에 공식 착수했다.
단국접속은 발신사업자가 수신사업자의 대형 관문교환기(CGS)를 거치지 않고 거점별 단국교환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동통신시장 지배적사업자 SK텔레콤은 단국접속 방식을 의무적으로 허용해야 한다.
유선→이동통신(LM) 기준으로 단국접속 방식 접속료는 관문접속 방식에 비해 4원 이상(2010년 이후는 2원) 낮기 때문에 이를 허용하는 SK텔레콤 입장에서는 한해 많게는 수백억원대의 접속료가 줄어들 수 있다. 지난 2~3년간의 인하분을 더하면 1000억원을 웃돈다. 전환 준비기간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단국접속 분쟁은 2009년 11월 방통위가 SK텔레콤에 대해 3G망에서도 단국접속을 허용해야 한다고 의결하면서 해소되는 듯 했지만, 지난해 11월 KT가 과거 미정산분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것을 골자로 방통위에 재정을 신정하면서 계속되고 있다.
이후 SK텔레콤이 KT의 재정 신청에 대응해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고 이로 인해 재정 절차는 중단되고 최근 법정에 오른 상태다.
KT는 SK텔레콤이 고의적으로 단국접속 전환 조치를 늦추는 과정에서 발생한 접속료 인하 미정산분을 요구하고 있다. KT는 통상 3개월 정도면 충분한 조치를 1년 이상 지연했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은 실제 접속장비 변경 등에 최소 1년에서 1년6개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기간을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KT가 SK텔레콤으로부터 받아야할 금액이 100억~200억원씩 차이가 난다.
반대로 SK텔레콤은 KT가 앞서 3G망에서 1차적으로 2G망을 통해 우회접속, 추가 접속료가 발생했다며 이에 대한 정산을 요구하고 있다.
소송과 별도로 방통위는 SK텔레콤의 금지행위 위반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SK텔레콤이 고의로 단국접속 방식 전환을 지연했다는 KT의 신고에 따른 것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말 최초 신고 접수 이후 검토 과정을 거쳐 최근 조사를 시작했다.
방통위가 어떤 조사 결과를 내놓는지에 따라 양사 간 소송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두 회사가 주목하고 있다. 방통위 측은 “조사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내용과 완료 시기는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정소송과 방통위 조사 결과에 따라 KT와 SK텔레콤은 각각 수백억원에 달하는 접속료 차익 또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추후 이동통신→이동통신(MM)의 단국접속 전환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방통위가 재정을 진행하는 가운데 법정소송이 제기돼 재정이 무산됐고, 또 다시 사업자가 위반행위를 신고하는 등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돼 두 사업자는 물론 방통위도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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