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에너지소비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나친 전기요금 규제와 저가정책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유연탄·중질유에 대한 과세와 탄소세 도입, 주택용 전기요금에 대한 누진제 점진적 완화 등 정부의 과감한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하고 공평한 전기요금 개편방안’ 토론에서 정한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의 출발점은 에너지가격 정상화에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정부가 에너지원 간 왜곡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땜질식 에너지 시책으로 오히려 비효율적인 전력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며 “고유가는 전기요금 동결로 이어지고 석유·석탄 간 상대가격이 역전돼 전력수요가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너지 소비효율화 및 수입절감, 녹색성장을 위해 연료비 변동을 반영하기 위한 요금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에너지 과세체계의 조정과 소비자들의 에너지 이용행태 변화를 유도하고 유연탄·중질유 등에 과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용도별 요금격차를 축소하는 등 비용반영 요금체계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반용과 교육용·산업용을 전압별 요금체계로 전환하고 주택·농사·가로등용은 현행 용도별 체계 유지해야 한다”며 “특히 전기요금 원가보상률이 89.4%인 산업용은 계절별, 시간대별 요금제를 병행하고 주택용 누진제는 현행 6단계에서 3~4단계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전기사용 실태를 기반으로 누진구간, 누진율 조정을 통해 가정 전기요금 부담을 현실화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필요 전력량 등을 감안해 누진율을 3배 이내의 선진국형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수요관리요금제 △운영상의 탄력성 제고 △저압 계시별요금제 △연료비 연동제 도입 △가격상한 규제 같은 유인규제제도 도입 등을 제시했다. 전기요금 현실화에 따른 저소득층 부담과 물가 문제에 대해서는 요금할인폭을 10%P 상향조정하는 등 별도로 접근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제안했다.
김정관 지경부 차관은 축사에서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원가의 86.1% 수준에 불과하다. 100원에 생산되는 전기를 86원에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에너지가격 현실화와 에너지 고효율 경제체계로의 전환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며 전기요금의 현실화를 재차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도경환 지식경제부 에너지산업정책관, 조영탁 한밭대 교수, 이상민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부장,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국장, 이은영 소비자시민모임 기획처장,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