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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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클라우드 적합성 분석 방법
<<사진설명>클라우드 적합성 분석 방법>

 IT를 포함한 많은 산업의 상품 개발, 생산, 마케팅, 판매의 전 가치사슬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모든 것을 인터넷을 통해 적시 적량을 공급받는 클라우드 서비스 때문이다.

 비즈니스 모델의 가장 큰 변화는 ‘상품·서비스·경쟁·고객의 변화’와 ‘기업 내부 운영 방식 변화’ 등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소비 방식 바뀌니…상품·서비스·경쟁·고객 변화=클라우드는 상품 및 서비스의 소비 방식을 바꿨다. 이는 곧 상품 및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팔리는 방식이 바뀌고, 고객과 대체재 및 경쟁자가 바뀌게 됨을 의미한다. 어떤 방향으로 바뀌게 될까.

 첫 번째로 서비스 수요 측면을 보자. 우선 점점 더 많은 서비스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에게서 제공된다. 사용자 단말기의 CPU, 메모리, HDD는 원론적으로 필요 없게 됐다. 입출력 장치를 제외한 대부분의 부품이 사라진다.

 사실 사용자 단말기의 컴퓨팅 파워가 가장 많이 필요한 산업 중의 하나가 게임산업이다. 하지만 영상의 렌더링을 서버에서 담당하고 결과 영상만 프레임 지연 없이 압축 전달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게임 단말기에도 입출력 장치를 제외한 대부분의 부품이 필요 없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부품 제조 기업은 기존 주요 고객 가운데 일부를 잃게 될 것이다. 다른 고객군을 찾아야 한다. 예컨대 부품 산업 중 반도체 산업의 핵심 고객군은 PC·모바일 제조업자 보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로 점점 변화할 것이다.

 단말기 제조 기업은 핵심 컴퓨팅보다 입출력 기능에 집중하게 된다. 이들은 클라우드 서비스로의 원격 접속 및 프로세싱을 위한 사용자 경험 향상에 초점을 맞춰 제품을 개발할 것이다.

 또 입출력 중심의 단말기 시장으로 변화함에 따라 시장 진입 장벽은 더 낮아질 것이다. 이미 구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가 단말기 시장에 진입한 경우를 볼 수 있듯 말이다. 디스플레이 등 핵심 입출력 부품 제조 기업이 단말기 시장으로 진출 가능해지고, 가치사슬의 수요·공급 관계가 경쟁 관계로 바뀔 수 있다.

 두 번째로 서비스 공급 측면을 보자. 대부분의 컴퓨팅 파워가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 영역으로 넘어오면서 이들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가 매우 용이해져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의 관련 시장 내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콘텐츠 사업자, 단말기 사업자, 솔루션 벤더들은 물론이고 통신사업자, 소셜웹사이트 등 다양한 산업의 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국내에서는 철강회사도 진출하고 있다.

 예컨대 단말기 및 서버 제조 기업이 핵심 고객이었던 부품 제조 기업은 이제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가 자신들의 핵심 고객이 될 것이다. 반도체 제품은 칩 속도보다는 절전기능, 가상화 오버헤드 감소기능이 중요해질 것이다. 초대형 규모로 구매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의 특성상 해당 클라우드 컴퓨팅 IT 아키텍처에 적합하게 커스터마이징된 칩을 생산해야 할 것이다.

 클라우드 사업자의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는 또 다른 요소는 클라우드 컴퓨팅 아키텍처가 표준화된 제품과 기술에 기반을 둔다는 것이다. 현재 개별 기업의 데이터센터 내에는 매우 다양한 제품과 기술들이 혼재하고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 아키텍처의 특징인 저비용 구조의 뛰어난 횡적 확장력(Sale-out)을 위해 반드시 저렴하고 표준화된 제품·기술을 써서 동질의(Homogeneous)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로 인해 필연적으로 벤더 제품과 기술간 차별성을 찾기 어려워서 수년 내 벤더들의 시장 내 차별적 포지셔닝이 어렵게 된다. 예컨대 인텔 인사이드, IBM 온디맨드처럼 브랜딩이 어렵다는 것이다. 벤더 간 경쟁력은 물론이고 대고객 협상력도 위협받게 된다.

 ◇기업 내부 운영 방식의 변화=운영(Operation)은 프로세스, 인력, 기술로 구성된다. 다시 말해서 이 세 가지가 합쳐지는 방식이 일하는 방식을 결정하게 된다. 예컨대 클라우드 서비스에 의해 프로세스를 변경 및 제거하거나 내부 인력의 일을 도와주거나 기존 기술을 대체, 업그레이드함으로써 일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 즉, 클라우드 서비스는 프로세스, 인력, 기술 모두에 적용될 수 있다.

 일반 기업이 자사의 운영 내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무엇을 먼저 판단해야 할까. 우선 비즈니스 적합성을 판단해야 한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IT시스템이 지원하는 업무의 중요도가 낮을수록 클라우드에 적합하다. 중요도를 판단하는 것은 BCP(Business Continuity Planning)에서 업무 프로세스 중요도를 판단하는 것과 같은 원리. 매출·비용·자산 회전율에 직접적 영향이 클수록 중요도가 높다.

 사용자나 사용횟수가 적을수록 클라우드에 적합하다. 예컨대 연말·월말결산 시 담당자가 한번 쓰는 애플리케이션, 연중 특별한 행사나 이벤트가 있을 때만 쓰는 애플리케이션일수록 적합도가 높아진다.

 또 서비스수준협약(SLA)상의 비즈니스 요건 수준이나 복잡성이 낮을수록 클라우드에 더 적절하다. 클라우드는 속성상 상당히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양하고 복잡한 서비스 요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애플리케이션일수록 클라우드에 적합하지 않다.

 기밀 데이터는 유의해야 한다. 국가와 지자체의 법과 제도, 산업 및 기업 윤리와 규정에 의해 보호되어야 할 컴플라이언스 관련 데이터일수록 클라우드에 적절하지 않다. 클라우드에서 데이터를 삭제한다고 해서 실제로 저장장치에서 데이터가 물리적으로 삭제되지는 않으며, 이 저장 공간이 다른 기업에 재할당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타인에 의해 데이터 복구가 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음으로는 기술적인 적합성을 판단해야 한다. 타 시스템과 연계가 적거나 느슨하게 연결돼 있을수록 클라우드에 적합하다. 예컨대 자바 프로그래밍에서 원격 메소드 호출(Remote Method Invocation) 같은 동기적인 방식으로 타 프로그램을 호출한다면 강하게 연결돼 있는 것이고 메시지 큐 등을 이용해 비동기적인 방식으로 호출한다면 느슨하게 연결돼 있는 것이다.

 또 무상태(Stateless) 시스템일수록 클라우드에 잘 맞는다. 무상태란 이전의 클라이언트 요청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클라이언트의 이전 요청의 결과를 기억하는 상태유지 서버시스템은 해당 클라이언트의 요청에만 대답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대응하기 어려워 횡으로 이루어지는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의 특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가상화돼 있거나 가상화에 적합한 시스템일수록 클라우드에 유리하다. x86 같은 표준화된 상용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시스템일수록 클라우드에 잘 적용된다. 또 높은 네트워크 대역폭을 요구할수록 적절치 않다.

 타 시스템으로부터 독립되어 단독으로 사용되고 있는 환경에 있는 시스템(배치 프로그램 등)일수록 클라우드에 적합하지만, 특별한 용도의 컴퓨터 어플라이언스에 배치되어 있는 시스템일수록 적합하지 않다.

 안효성 딜로이트컨설팅 상무 hyosan@deloit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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