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현장]유비쿼터스 열람실, 서울대 `해동학술문화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한 분위기, 엄청난 양의 책에 눌린 공기, 서서 책을 보는 학생들과 책상 위에 쌓인 두꺼운 책들. 이런 대학의 전형적인 열람실 분위기는 이제 옛말이다. 상당수의 대학이 도서관과 열람실을 개방형으로 꾸미고 원 스톱으로 자료 열람과 좌석 지정이 가능한 유비쿼터스(Ubiquitous)형으로 바꾸고 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이 지난 5월 말 문을 연 해동학술문화관은 모범적인 유비쿼터스형 도서관이다.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 지원으로 건립된 이 공간은 지하 1층과 지상 4층으로 이루어졌다. 건물 1층에 들어서면 마치 카페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각종 최신 모바일 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U-라운지와 북 카페는 휴게 공간이자 신기술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공간이다. 2층과 3층에는 열람실과 멀티미디어존이 있다. 좌석관리 시스템과 출입 시스템이 학생증 하나면 일사천리로 이루어진다.

 열람실은 칸막이가 없는 개방형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열람실에 책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중앙도서관 데이터베이스와 연동된 다수 컴퓨터로 각종 논문과 전자책 자료를 앉은 자리에서 바로 받아볼 수 있다. 개방형 무선랜이 설치되어있는 것은 기본이다.

 4층은 다목적 학술문화실로 운영된다. 세미나 시설을 갖추고 공간이 필요한 단체에게 개방해 보다 활동적인 학술활동을 유도한다. 한쪽에는 관악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휴게 공간도 마련했다.

 학술문화관을 자주 찾는다는 염호석(기계항공과 4학년)씨는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아 가장 쾌적하고 최신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며 “굳이 중앙도서관에 가지 않아도 각종자료를 챙겨보는데 어려움이 없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해동학술문화관은 일본기술정보센터를 부속 건물로 두고 있다. 이곳에서는 일본의 최신 산업기술에 대한 자료를 어려움 없이 구할 수 있다. 각 기업에서 발행하는 보고서도 빠짐없이 구비해 놓았다. 소위 ‘돈 주고도 못 사는’ 자료들을 손쉽게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일본어를 할 줄 몰라도 상관없다. 각 컴퓨터에 옆에 비치된 전용 번역기를 이용하면 한국어로 된 자료를 받아볼 수 있다. 자료 검색에서 번역까지 원스톱으로 이루어지는 셈이다. 학교 측에 따르면 일본의 최신 공학·산업기술을 소개하는 국내 유일의 공간이다.

 일본기술정보센터는 서울대 구성원뿐 아니라 원하는 이 모두에게 개방했다. 간단한 신청절차만 거치면 이용이 가능하다.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서울대 해동학술문화관은 종종 시찰단이 방문한다. 기자가 방문한 이날도 전자정보인협회 회원 20명이 이곳을 찾았다.

 전자정보산업 초석을 닦은 원로 회원들은 문화관을 둘러보고 격세지감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협회 나경수 부회장은 “전자 산업을 이끌 인재들이 학교에서 최신 기술의 혜택을 받는 것 같다”며 “편리한 환경에서 공부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해동학술문화관은 현재 진행형이다. 학교 측은 앞으로도 새롭게 나오는 기술을 적용해 끊임없이 ‘발전형 열람실’의 모습을 유지 할 계획이다. 박종래 해동학술문화관장(재료공학부 교수)은 “T-PAPER(터치 스크린형 디지털 신문)등을 추가로 설치 할 계획”이라며 “열람 공간뿐 아니라 열린 학술행사와 활발한 문화 교류의 장으로 활용해 서울대학교 학생이 문화와 학술적 소양을 함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