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금감원, 조직 또 바뀐다

조직진단 거쳐 내년 상반기 개편 방침

"소득없이 혼란만" 지적‥`음모론`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홍정규 기자 = 금융감독원이 1년 만에 조직을 또 바꾼다. 소비자보호 기능은 인사와 예산을 완전히 분리시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16일 "조만간 외부기관에 의뢰해 조직진단을 받을 방침"이라며 "진단 결과를 검토해 내년 상반기 중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직진단은 지난 9월 국무총리실 주도로 만들어진 금융감독혁신 태스크포스(TF)가 금감원을 기능별 조직으로 전환하도록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은행ㆍ증권ㆍ보험 등 현재의 권역별 조직을 기획총괄ㆍ감독ㆍ검사ㆍ소비자보호 등 기능별 조직으로 개편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특히 이 가운데 소비자보호 기능은 조직 편제만 금감원 산하에 두되 인사권을 독립시키고 예산을 금융위원회가 직할하는 방안이 이날 금융위 정례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다. 신설 조직의 명칭은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정해질 예정이다.

그러나 이처럼 `타의`에 의한 조직개편은 공연히 조직을 흔들기만 할 뿐,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의문스럽다는 지적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임원진을 기능별 조직에 따라 배치해도 산하 실ㆍ국은 다시 권역별로 짜일 수밖에 없어 수천만원씩 들어가는 진단비용만 컨설팅업체에 주는 셈이라는 비아냥도 있다.

금감원에서 20년 정도 근무한 한 팀장급 직원은 "원장이 바뀌면 매번 조직을 뒤집어놓는 바람에 정신이 없을 정도"라며 "금감원 조직을 분리하는 게 소비자보호 기능을 강화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훈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금감원에서 소비자보호 기구를 떼어 내 핵심 보직에 금융위 공무원들을 앉히려는 속셈 아니냐"며 "금융감독체계를 개편할 때 금융위가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한 포석이라는 얘기도 나돈다"고 말했다.

금감원을 흔드는 건 조직개편뿐만이 아니다.

국회로부터 결산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되는가 하면, 금융회사들이 금감원에 내는 감독분담금을 두고 이를 `부담금`으로 간주해 기획재정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논의가 예전부터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 것도 사실이다.

조직개편에 앞서 내년 초 일부 임원에 대한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금감원 내부에서 꾸준히 들린다. 노조는 한 술 더 떠 기획총괄 담당 임원과 국장을 모두 경질해야 한다는 격앙된 요구까지 하고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금융회사를 감독ㆍ지도하는 금감원이 내부 조직문제로 끊임없이 진통을 겪고 있으니 마치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꼬집었다.

koma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