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결산] 늪에 빠진 TV와 PC, 반도체 · 디스플레이 업계까지 강타

 빛이 있으면 반드시 어둠이 있기 마련이다. 2011년 스마트폰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면 그 그늘에는 TV와 PC가 있다. TV는 미국과 유럽의 재정 위기로 시장이 위축됐다. PC는 스마트패드의 기세에 밀려 관심 밖으로 멀어졌다.

 TV 시장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만들수록 적자’다. LCD TV 수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업체 간 경쟁이 과열, 가격이 무너졌다. 올해 디지털TV 시장 예상 규모는 1115억달러(약 128조9700억원)다. 작년 대비 1.5% 감소한 수치다. 디지털TV 시장의 감소는 초유의 일이다. 새해에도 공급 과잉은 이어질 전망이다.

 PC 시장은 아직 성장세를 유지하지만 거북이 걸음이다. 3분기 PC 출하량은 9190만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 성장에 그쳤다. 지난 10월 발생한 태국 홍수로 4분기 전망은 더욱 어둡다. 전반적 침체 국면에서 중국 레노버는 델을 제치고 2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TV와 PC 업계의 고전은 부품 업계로 이어졌다. 완성품 수요가 줄어드니 부품 주문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직격탄을 맞은 산업은 메모리와 디스플레이다. 그 가운데 D램과 LCD 패널이 가장 고전했다.

 D램 가격의 심리적 마지노선은 개당 1달러다. 11월 말 2기가비트 제품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12월 들어서도 하락세는 이어져 0.9달러도 무너졌다. 올해 초와 비교해 50% 이상 떨어진 셈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세계 D램 업체는 모두 적자에 허덕일 정도다.

 LCD 패널도 D램과 마찬가지다. 42인치 LCD 패널은 1년 전 270달러 수준에서 지금은 200달러 유지도 불안한 수준으로 하락했다. 세계 LCD 패널 업체 모두가 적자에 빠졌다. 도시바와 소니, 히타치 등 일본 업체 3사는 생존을 위해 합병까지 불사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