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IO포럼 지상중계]오라클 CIO가 말하는 IT 혁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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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선데이(Mark Sunday) 오라클 수석부사장 겸 최고정보책임자(CIO)는 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전자신문과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주최로 열린 한국CIO포럼 월례조찬회에서 10여년간 진행된 오라클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기업 성장을 가능케 하는 IT 변혁(transformation)의 예술`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그는 단순화와 표준화가 기업 혁신의 핵심이며, 이를 통한 민첩성(agility) 향상을 통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선데이 CIO의 발표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경쟁사들은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려 노력하고 있지만 그러다 보니 서비스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오라클은 이와 달리 완전하고(Complete) 개방적이며(Open)) 모든 것을 통합하는(Integrated)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이런 혁신이 추진돼 왔다.

DB에서 시작한 오라클은 혁신 전략을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7년 반 동안 90개 기업을 인수해 사업을 더 강화했다. 전사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뿐만 아니라 생명과학, 금융 등 산업별로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실시간 메모리 데이터 기술과 서버 스토리지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조각조각들이 모여 전체적 그림을 완벽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엔지니어드 시스템`을 만들어 단일 플랫폼을 구현했다.

○…1년 전 맥킨지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기업 역량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 발표한 적 있다. 맥킨지는 우선 `내 집안 살림을 완벽하게 한 후에 바깥을 보라`고 주문했다. 그래서 오라클은 `분산형` 사업구조를 `중앙집중형`으로 바꿨다.

이런 시도는 1998년~1999년 사이에 진행됐다. 당시 오라클은 지리적으로 거점이 분산돼 있었고 재무와 조달, IT, 법무 등 국가별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서로 달랐다. 데이터센터도 40여개에 달했다.

분산된 조직은 의사결정을 방해했다. 데이터도 분산돼 있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예전 세계 지사장 등 임원회의 때 래리 앨리슨 회장이 “오라클 전 직원이 몇 명인가?”라고 물은 적이 있다. 그때서야 국가 간에 이메일을 보내는 등 한바탕 난리가 났다. 그만큼 모든 조직이 분산돼 있었다는 애기다.

국가마다 다른 법인들이 다른 기업들과 일하게 되면 고객들도 불편해진다. 그래서 극단적 변혁을 시도했다. 모든 조직과 프로세스를 중앙집중적으로 바꾼 것이다. 국가마다 다른재무, IT, 인사(HR)를 `글로벌 IT`, `글로벌 재무` 등으로 단일화한 것이다. 40개 데이터센터도 2개로 통합했다. 세계 어디를 가든 똑같은 오라클(제품과 서비스)을 볼 수 있게 했다.

○…오라클은 이를 위해 글로벌 차원에서 프로세스를 만들고 각국 법인에 적용했다. 애플리케이션을 최적화하면서 70개였던 ERP시스템도 단일화했다. 공유 서비스와 셀프 서비스도 강화했다. 서비스센터 활용을 강화해 필요한 부분은 각 법인 또는 고객이 직접 처리토록 한 것이다.

현재 오래클은 IT 서비스 데스크(헬프데스크) 숫자와 고객 수를 고객 1대 1000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이런 표준 프로세스를 글로벌 표준으로 삼았다.

그 결과 원가를 낮추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3년 후 조사에서 마진율이 12%에서 최대 15% 높아졌다. IT 부문에서의 효과도 상당했다. 전체 매출에서 5%를 차지하던 IT 비용을 4%대로 줄일 수 있었다. IT비용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의 모든 면이 개선됐다.

그 이후로 10년이 지났다. 돌이켜봐도 역시 결론은 단순화, 표준화, 중앙집중화다. 이 세 가지 활동을 추진하면 할수록 원가는 줄어들고 운영효율성은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활동 없이는 비즈니스 변화를 뒤따라가기가 힘들다.

○…표준화로 얻은 가장 큰 효과는 바로 민첩성이다. 이제는 무언가를 A에서 B로 바꾸는 게 훨씬 더 수월해졌다. 새로운 프로세스가 도입되더라도 비즈니스 부문(LOB) 별로 일일이 바꿀 필요가 없다. 민첩성 향상은 90개 기업 인수에서도 효과를 발휘했다.

오라클은 처음 75개 소프트웨어 기업을 인수했고 나중엔 선마이크로시스템을 비롯한 하드웨어 기업도 인수했다. 최근엔 클라우드와 서비스 기업을 인수하고 있다. 선의 경우는 특별했다. 오라클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재고`라는 개념이 생소했다. 선 인수 후 공급망관리(SCM), 재고관리, 제조 분야도 신경써야 했다. 유통·물류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들이 새로운 도전사항으로 대두됐다.

오라클은 선의 법적 합병 효력이 발생한 날부터 모든 백오피스 프로세스를 선에서 오라클로 이전했다. 예를 들어 발주나 이메일 발송 모든 업무를 오라클 시스템 아니면 처리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오라클 ERP나 SCM을 재고관리에 활용했다.

생산주기관리(PLM)도 신경써야 했다. 이를 위해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환경을 활용해 전체 시스템을 단일 체계로 만들었다. 제품을 만들고 팔고 지원하는 통합 체계를 구축했다. 결국 리드타임과 인력을 줄일 수 있었다. 제고도 줄어들었고 물류창고 개선도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높아졌고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2010년 들어 전세계 오라클 네트워크망의 대역폭(bandwidth)은 크게 증가했지만 통신료는 오히려 연간 2억달러 감소했다. 통합과 표준화가 이룬 결과다.

시벨, 하이페리온, 피플소프트를 인수했을 때 이 기업들 마진은 20% 미만이었다. 오라클은 39%였다. 따라서 인수 후 마진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오히려 40% 이상으로 상승했다. 표준화 작업을 통해 인수 과정이 신속하게 진행됨으로써 그만큼 빨리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었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지역 CIO 어젠더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분석과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라고 한다. 오라클 역시 전사 BI가 큰 효과를 발휘했다. 오라클 의사결정 시 사업부별, 지역별 모든 데이터를 취합해 활용한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접근 가능하게 모빌리티를 활용해 데이터 접근성도 높이고 있다. 이런 활동이 전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IT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나는 10여년 전부터 내부 인력들이 필요할 때마다 온디맨드로 데이터에 접근하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클라우드 컴퓨팅의 접목도 필요하다.

단순한 개발뿐만 아니라 교육 등 모든 체계가 클라우드와 온디맨드로 가야 한다. 오라클 유니버시티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오라클은 매주 500~ 700개 강좌를 운영한다. 가상화된 소수 서버를 가지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오라클이 혁신을 통해 얻은 10가지 교훈이 있다.

1. 조직은 그들이 응당 가져야 할 IT역량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화하고 표준화하고 통합하는 데 얼마만큼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다.

2. 잘못된 의사 결정은 만회할 수 있다. 하지만 아예 결정을 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조직은 굉장히 많은 의사결정을 해야 했다.

3. 혁신 작업이 순항이 안 된다면 뭔가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를 검사해라.

4. 프로젝트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면 방향을 조정해야 한다. 엉뚱한 방향으로 가지 말라.

5. 우리가 할 수 없는 것도 많다. 하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더 많다. 따라서 평소에 포트폴리고 관리를 잘 해둬야 한다.

6. 문화는 제각각 다르다. 하지만 문화는 조직이 가지고 있는 것이지 사람이 가진 것이 아니다. 얼마든 변화시킬 수 있다. 선은 제조사라 6시그마 문화가 강했다. 우리도 선 문화를 채택한 부분이 있다. 선 변화관리 담당자들이 오라클로 와 변화관리를 담당했다. 오라클은 업계 베스트를 채택해 오라클로 흡수했다.

7. 인수 합병시 많은 걸림돌이 있는데 오라클은 1800년대 미국 골드러시 때처럼 직원들에게 `탄광업자처럼 접근하라`고 강조했다. 돌은 가려내고 그 안에 숨어 있는 다이아몬드와 금을 찾으라는 얘기다.

8. 우리는 많은 기업을 인수하면서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제거했다.

9. 표준화에 대해 끊임없이 노력하라. 인수 합병 때 고민을 줄여줄 수 있다.

10. 비즈니스와 통합하려 하지 말고 비즈니스 자체가 되라.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