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반납한 채 초심 다지는 벤처 사장님

야구게임 `마구마구` 개발사로 유명한 애니파크 김홍규 사장은 올해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회사에 출근했다. 사무실이 휴일에는 대부분의 음식점이 문을 닫는 상암동이라서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운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김홍규 애니파크 대표이사
김홍규 애니파크 대표이사

주변에선 공휴일에도 회사를 나온 이유를 궁금하게 여겼다. 개발 중인 `마구더리얼`이나 `A4` 등 신작 게임 출시가 가까워져 일이 많아진 탓이라 생각했다. `마구마구`가 대표 야구 게임으로 자리 잡았고 신작 출시를 앞둔 잘 나가는 개발사 사장님이라는 막연한 추측 때문이다.

김 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야구 게임 후발 주자들이 쫓아오고 엔씨소프트와 넥슨이라는 업계 거인도 출사표를 던졌다. 재도약이 절실했다. 스타트업 정신의 재무장을 다짐했다. 소기의 성공에 취해 느슨해진 초심을 창업 당시로 돌리자는 결심이 100일이 넘는 연속 출근으로 이어졌다.

개발자가 300여명까지 늘어나면서 예전처럼 직원 모두의 속사정까지 챙기기 힘들어졌다. 매일 출근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생각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여러가지 개발 일정 때문에 놓치고 있던 직원의 역량이나 회사의 비전을 다시 되새겼다.

잘 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생각에 `마구` 시리즈 외에 `그라운드제로`나 `A오즈` 등 다른 장르의 게임은 정리하고 오직 야구 게임 전문회사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초심으로 돌아가니 선택과 집중의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김 사장은 “항상 사람이 부족하다고만 생각했다”며 “자원이 한정된 벤처에서 적절한 곳에 인재를 배치하는 것이 경영자의 중요한 판단”이라고 깨달았다.

강력한 동기부여와 수평적 조직문화는 김 사장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벤처 정신이자 애니파크의 조직문화다. 직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회사에서 나왔고 족쇄처럼 여겨졌던 일도 어느새 몸에 배었다. 그에게도 올해 초는 힘든 시간이었다.

김 사장은 게임 개발과 프로야구와의 관계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지속적인 관계를 만들 방침이다. 애니파크는 `마구마구` 출시 후부터 프로야구 스폰서와 WBC 후원 등 한결같은 동반자 관계를 이어왔다.

이달 첫 시구를 앞둔 시뮬레이션게임 `마구 감독이 되자`는 이 회사의 비밀병기다. 야구 게임 개발 노하우가 집약된 게임으로 내부에서 기대감이 크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끈끈한 동반자 관계로 제작된 게임은 국내 프로야구 실정에 꼭 맞는 게임으로 나왔다.

김 사장은 “직원에게 신뢰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리더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자발적인 동기부여를 통한 집중적인 투자가 벤처가 나아갈 길”이라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