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꺼림직한 `홍보상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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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어음(Convertible Note)과 상금. 다른 용어만큼 용도도 명확한 차이가 있다. 전환어음은 엔젤투자 일종으로 처음에 지분 관계가 발생하지 않지만 특정 시점에 투자자 지분으로 전환되는 투자금이다. 상금은 우리가 아는 그대로다. 성과를 낸 사람이 상으로 받는 돈이다. 당연히 지분관계는 발생하지 않는다. 투자금과 상금을 혼용하는 사례는 없다. 투자금이 상금 범위에 포함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13일과 14일 이틀간 열릴 스타트업 행사 `비론치(beLAUNCH)`. 경진대회인 `스타트업 배틀` 진출팀 중 1팀은 퀄컴의 글로벌 벤처경진대회 `큐프라이즈(Q-prize)`에 참가할 한국팀으로 선정된다. 이 팀은 10만달러(약 1억17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스타트업 배틀이 내세운 가장 큰 혜택이다.

지난주 비론치 홈페이지에서 10만달러 명목이 `상금`에서 `투자지원금`으로 변경됐다. 상금이란 단어 옆에 `Convertible Note의 형태로 지급`이라는 한줄 설명만 있었다. 전환어음이 어떤 성격의 돈인지, 일반적인 상금과 어떻게 다른지 설명도 없었다. 이 내용도 비론치 홈페이지에서 여러 번 페이지 이동을 해야 겨우 볼 수 있었다.

주최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10만달러를 상금이란 단어로 표현했다. 전환어음에 대한 명시는 없었다. 행사를 위해 투자금을 상금으로 홍보했다는 의심이 가능하다.

이에 주최 측은 전환어음을 상금으로 표현한 것은 홍보상 실수란 입장이다. 즉각 오류를 인정하고 사후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훌륭한 프로그램을 준비한 주최 측 입장에서 행사 성공을 바라는 마음은 십분 이해된다. 하지만 작은 실수 하나가 전체를 그르칠 수 있다. 지분은 스타트업이 가장 민감해하는 부분이다. 상금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지분을 줘야 한다면 당사자가 느낄 배신감과 당혹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진정성도 의심받는다. 실수든 욕심이든 예상 가능한 오해의 소지를 없애는 것이 주최 측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벤처과학부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