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현대,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돼도 국내 수급 이상無

다음 달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이 중단되더라도 국내 석유제품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이란산 원유를 도입 중인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수요를 우선적으로 맞추는 대신 수출 물량의 비중인 줄인다는 계획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는 쿠웨이트를 비롯한 기존 중동지역 거래처에 공급물량 확대를 요청했고 현물시장에서 스팟물량을 구입해 부족분을 최대한 메운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란산 의존도가 높았던 현대오일뱅크는 수입 비중을 최근 20%에서 10%로 낮췄다.

이들은 2분기 SK에너지의 경우 제4공장 정기보수, 현대오일뱅크는 제2 고도화설비 촉매교체 작업으로 원유 수급에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작업으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진 만큼 원유를 일정 부분 비축해놓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장기화다. 이란산 원유 수입이 중단되는 것은 유럽연합(EU)이 다음달 1일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송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유럽계 보험사의 재보험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유럽계 보험사를 이용하고 있어 선박 운항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5일 EU 외무장관회의에서 관련 문제가 논의되겠지만 핵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은 만큼 획기적인 변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달 안으로 이란에서 출발한 물량이 국내에 도입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한 달 남짓. 7월 이후 수입 중단으로 인해 실제 원유 수급에 차질을 빚게 되는 것은 7월말부터다. 정기보수 및 필터교체 작업이 끝나 내달부터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면 원유 부족으로 공장 가동률이 다시 떨어져 회사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값싼 이란산 원유 대신 다른 원유를 지속적으로 들여오면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일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에 따른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25일 EU 외무장관회의 후 실제 수입이 중단되면 정부와 협력 하에 최대한 국내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