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소비가 적은 밤이나 전력이 풍부할 때 아래쪽 저수지 물을 높은 곳에 있는 저수지로 퍼 올려 저장한 후 전력 소비가 많은 낮 시간에 물을 흘려보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방식이 있다. 양수발전이다. 전기는 원자력이나 석탄화력 등 다양한 에너지원으로 생산하지만 그동안 송전선로로 보내면 그만이었다. 남아도 저장해서 쓰지 못하고 버릴 수밖에 없었다. 양수발전은 여름·겨울철 전력수요가 많고 전력공급능력이 달릴 때 비상전력으로 쓰기 그만이다. 양수발전소 건설이 세계적인 추세가 된 이유다. 하지만 양수발전을 하려면 발전소보다 충분히 높은 위치에 많은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자연호수 또는 인공호수가 있어야 하고 막대한 건설비가 필요하다.
최근 양수발전처럼 전력소비가 적을 때 전기를 저장했다가 전기가 부족하거나 요금이 비쌀 때 활용하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이 각광 받고 있다. ESS는 말 그대로 전기에너지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ESS는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저장했다가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무한한 자연에너지로 평가받지만 기후에 따라 발전량이 들쑥날쑥하기 때문에 전력업계에서는 악성전원 취급받는 신재생에너지도 ESS와 결합하면 훌륭한 전기에너지가 될 수 있다.
ESS가 처음으로 산업용 시설에 적용된다는 소식이다. 삼성SDI가 오는 8월부터 1㎿h급 ESS를 기흥사업장에 설치해 운영한다고 한다. 연간 1억원가량의 전기요금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전기요금 인상이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전기요금 절약뿐만 아니라 전력피크에도 대응할 수 있는 ESS는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손색없다. 글로벌 시장 공략과 함께 국제표준화를 선도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