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중립, 이젠 망 공존으로]에필로그-망 공존으로 프레임 전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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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통신망의 합리적 관리 이용에 관한 기준(안)

#지난 2월 KT는 인터넷 데이터 이용량(트래픽) 폭증을 이유로 삼성전자 스마트TV용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 KT는 삼성전자 스마트TV가 트래픽 과부하 주범인만큼 별도 비용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네트워크를 활용한 모든 콘텐츠는 동등하게 취급돼야 한다는 논리로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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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카카오가 카카오톡의 음성통화 기능 `보이스톡`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동통신 사업자는 망을 구축하는 데 이렇다 할 기여를 하지 않은 무임승차로 이통사 주수익원인 음성 매출을 잠식하는 등 망 사업자 이익을 훼손한다며 반발했다. 이통사의 무임승차 주장에 카카오는 망 회선 비용을, 이용자는 요금을 지불한다고 맞받았다.

KT와 삼성전자 간 갈등, 이통사와 카카오 간 대립은 망 중립성이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는 화두를 던졌다. 이후 망 중립인가 망 공존인가를 둘러싸고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집단 간 날 선 신경전도 곳곳에서 펼쳐졌다.

첨예한 갑론을박이 지속되자 규제기관은 망 중립성 자문위원회를 비롯한 각계 의견을 수렴해 `통신망의 합리적 관리 및 이용에 관한 기준안`을 마련했다.

기준안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보다 세분화된 원칙을 담았다. 사실상 우리나라의 망 중립성과 인터넷 트래픽 관리 정책의 기본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기준안은 합리적 트래픽 관리 필요성이 인정되는 때를 △망의 혼잡성 및 안정성 확보를 위한 경우 △망 혼잡으로부터 다수 이용자 이익을 보호하고 공평한 인터넷 이용환경을 보장하고자 불가피하게 제한적으로 트래픽 관리를 시행하는 경우 △관련 법령 규정에 근거하거나 법령 집행에 필요한 경우 △법령이나 약관에 근거한 이용자 요청이 있는 경우 △적법한 계약 등 이용자 동의를 얻은 경우 다섯 가지로 규정했다.

이와 함께 트래픽 관리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이용자 보호, 트래픽 관리 합리성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망 사업자의 자의적 트래픽 관리를 차단하기 위한 `투명성 강화`와 `이용자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는 규제기관 설명에도 기준안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다.

망 사업자를 비롯한 콘텐츠 사업자, 제조사 모두 만족스럽지 않다는 반응이다. 논란이 가중될 가능성을 내포한 것이다. 망 사업자는 “트래픽 관리 조건이 지나치게 엄격해 실효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망 사업자 의무만 적시하는 등 역차별 조항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래픽 관리를 위한 특정조건이나 단서조항이 지나치게 많은 만큼 이 부분이 삭제되거나 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불법 콘텐츠 시장의 98%를 P2P, 변칙사업 등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트래픽 관리는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단서조항이 많으면 트래픽 관리가 실질적으로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그 뿐만 아니라 망을 활용하는 콘텐츠 사업자 의무와 책임을 보다 명확하게 적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콘텐츠 사업자와 제조사는 망 사업자의 트래픽 관리 범위가 광범위하고 모호할 뿐만 아니라 망 사업자에게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절차적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망 사업자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기준(안)이라는 극단적 평가도 나왔다. 기준안이 이용자 차별 및 차단을 해서는 안된다는 망 중립성 본래 원칙을 훼손할 소지가 분명하다는 판단이다.

기준안이 실효성을 갖추려면 모호한 부분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당장 `포지티브` 방식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면서 마치 모든 걸 허용하는 것 같은 해석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규제기관은 이번 기준안에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입장이다.

망 중립성 규제 논의 속도와 강도는 국가별 상황에 따라 확연한 차이가 분명하다.

우리나라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조사한 `ICT 발전지수(IDI)`에서 152개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세계는 우리나라 ICT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그런 만큼 우리나라 망 중립성 논의가 세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망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 제조사 등 ICT 생태계 참여자 뿐만 아니라 ICT 이용자는 물론이고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망 중립성 문제는 이제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통신망의 합리적 관리 및 이용에 관한 기준안`이 개방적이고 공정한 인터넷 이용 환경 조성과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돼야 하는 이유다.

사업자 각자의 이익이라는 이기주의적 담론보다 우리나라 ICT 생태계 발전을 위한 책임과 기여, 양보와 협력에 지혜를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ICT 생태계 참여자 모두의 충분한 토론과 협의는 필수다.

◇통신망의 합리적 관리·이용에 관한 기준(안) (자료:방송통신위원회·정보통신정책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