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특허관리전문회사(NPE)의 두 얼굴

우후죽순(雨後竹筍)?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에 따르면 연초부터 10여개의 특허관리전문회사(NPE)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고 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총 2327개의 NPE가 활동 중인 데도 그렇다.

[기자수첩]특허관리전문회사(NPE)의 두 얼굴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지식재산(IP) 분쟁 대응력이 부족한 우리기업, 특히 중견·중소기업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NPE의 먹잇감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우리나라에서 NPE는 `창(矛)`이다. 특허라는 시퍼런 창날이 기업을 향해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진출하려는 기업에게는 좀더 날카롭다. NPE가 소유한 배타적 권리(특허)를 조금이라도 침해하면 가차 없이 소송에 휘말린다. 지난해부터 연초까지 NPE에 소송을 당한 중견·중소기업은 11개 업체로 파악된다. 이들에게 NPE는 `괴물(Patent Troll)`로 비칠 뿐이다.

특허괴물하면 쉽게 인텔렉추얼벤처스(IV)나 인터디지털 같은 NPE를 쉽게 떠올린다. 언론에 많이 노출된 NPE는 많은 특허를 매입해 기술 침해 기업에 공세를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NPE 가운데 `창`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대표 IP관리 전문기업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ID)` `아이피큐브파트너스(IPCP)`도 NPE다.

ID는 1000여개 이상 특허를 보유하지만 대부분 중견·중소기업 특허로 풀을 구성해 분쟁이 생겼을 때 공동 대응을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 우리 기업에게 이들은 `방패(盾)`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NPE가 `괴물`이지만 활용 방식에 따라 `엔젤`이 될 수 있다. NPE의 두 얼굴이다.

NPE를 특허괴물이라고 비난만 할 시점은 지났다. 특허는 기술의 배타적 권리다. 발명자 권리 보호와 수익 창출을 동시적으로 수행하는 NPE는 특허전쟁 시대 당연한 비즈니스모델(BM)로 자리잡고 있다. 해외에서는 조 단위로 특허 운용비용을 들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걸음마 단계다. 창은 날을 세워 찔러오는데 무른 방패로 막는 형상이다. 다치는 건 기업이다. 이제는 인정사정없는 창을 탓할 것이 아니라 단단한 방패를 준비해야할 때다.

경제과학벤처부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