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열풍, 미국은 둔화되는데 한국은 승승장구

월스트리트저널은 올 들어 미국 스타트업 붐이 둔화세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 스타트업계가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간다고 보도했다.

미국벤처캐피탈협회(NVCA) 자료에 따르면 미국 벤처캐피탈은 올 1분기 35개 펀드로 41억달러를 조달했다. 펀드 수는 전년 동기보다 34% 감소했다. 지난 2003년 3분기 이래 벤처캐피탈 자금 조달 속도 역시 가장 둔화됐다.

반면 한국벤처캐피탈협회(KVCA) 조사를 보면 1분기 모집한 자금은 1억9100만달러로 전년 1억8900만달러보다 소폭 증가했다. 지난 2008년 1만5401개에 불과했던 스타트업 수는 지난해 2만8193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스타트업이 증가 원인으로 김범수 카카오톡 의장처럼 성공한 창업자의 든든한 지원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창업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번 돈을 재투자한다. 모바일 기기 확산으로 창업 영역도 넓어졌다.

한국 정부가 IT 분야 스타트업 지원 예산으로 29억달러를 내놓는 등 관련 정책에 힘을 싣는 점도 고무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형 실리콘 밸리를 조성하고 제조업 분야 의존도를 줄이는 정책 방향을 잡았다. 정부 지원금은 대출이나 투자 형태로 스타트업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카카오톡을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채팅 앱이라고 소개하고 세계 230개국에 13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9400만 이용자를 보유했다고 전했다. 카카오톡 창업자 김범수 의장은 480만달러를 투자해 벤처캐피탈 K큐브벤처스를 설립했고, 1년 안에 스타트업 12곳에 투자했다.

김 의장 외에도 2008년 블로그 플랫폼 태터앤컴퍼티를 구글에 매각한 노정석 대표는 2010년 앱 개발사 아블라컴퍼니를 창업했다. 노 대표는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와 함께 스타트업 5곳에 투자했다. 문규학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대표는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취업 대신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