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언더커버

최근 종합편성채널 드라마 중 마니아층을 모으고 있는 `무정도시`라는 드라마가 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이 드라마는 탄탄한 줄거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인기를 끌고 있다.

드라마 줄거리는 거대 마약조직을 소탕하기 위한 경찰 활약상을 그린 것이다. 이 드라마는 마약조직에 숨어들어가 활동하는 `언더커버`가 극의 중심을 이룬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언더커버는 경찰 내에서도 극소수만이 알고 있는 비밀 요원이다. 극 중 언더커버는 범죄자와 경찰이라는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한다. 경찰이지만, 마약조직에 완벽하게 숨어들기 위해 때로는 범죄자 이상의 범죄자가 돼야 한다.

감동보다 흥미를 주기 위한 드라마지만 범죄자로 위장해 살지언정 언제 어디에 있든 자신 본분에 충실한 언더커버의 역할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런 매력은 특정 조직뿐 아니라 일반 공직자, 혹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도 동일하다. 최근 세종시 이전 중앙부처 공무원의 잦은 서울 출장이 문제라는 얘기가 들린다. 기자가 자주 접하는 정부부처 최고책임자는 관련 정책 설명이나 홍보를 위해 최근 몇 달간 일주일이 멀다하고 기자간담회나 설명회를 위해 서울을 찾는다.

얼마 전 간담회 자리에서는 취임 몇 달이 지났지만, 정부기관 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은 산하기관 한 번 방문하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본연의 임무보다는 과정, 관계, 이목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담겨있는 비판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10년 넘게 지켜본 입장에서 해당 기관장의 성향은 이와 다르다. 하지만 묵묵히 숨은 곳에서 일하고, 애써 알리지 않아도 의미 있는 일을 한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점도 한번쯤 곱씹어볼 대목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