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기관 인사공백, 업무공백으로 이어진다

최근 사석에서 가장 많은 듣는 얘기 중 하나가 공기관 수장들의 인사 문제다.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의 성향이나 인사의 적정성 논란은 연례행사가 됐다. 올해는 특히 늦어지는 후속 인사에 불만이 많다. 그러고 보면 이미 임기가 끝났지만 아직 출퇴근을 하고 있는 공기관 사장들이 많긴 하다.

[기자수첩]공기관 인사공백, 업무공백으로 이어진다

미뤄지는 인사에 대한 불만은 공기관이나 민간기업이나 다 똑같다. 공기관은 새로운 수장이 정해지지 않다 보니 제대로 된 업무를 추진할 수 없다. 예산을 집행하고 어떤 사업을 추진하려 해도 일단 대기다. 요즘 몇몇 곳은 아예 하마평이 오르내리는 후임자의 성향 파악에 나서는 곳도 있다.

민간기업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웬만한 대기업 못지않은 공기관들의 크기 덕에 동업을 하거나 도움을 받아야 할 부분이 많지만 해바라기처럼 수장이 바뀌는 시일만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나마 얼마 전 정부가 공공기관 합리화 정책방향과 함께 임원선발 대책을 내놓으면서 인사공백이 메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늦어진 공기관장 인사로 피해를 보고 있는 건 중소기업이다. 대기업이야 그나마 자체적으로 먹고살 길이 있으니 공기관장 인사에 자유로운 편이다. 반면에 국내 중소기업은 안타깝게도 공기관 의존도가 높다. 특히 지난 정부에 동반성장이 이슈가 되면서 상당히 많은 사업 부문에서 공기관과 중소기업들의 협력관계가 맺어진 상황이다. 한 중소기업은 기술 제품화 연구과제 2차사업을 진행해야 하지만 관련 공기관의 수장이 바뀌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원전비리로 납품체계 개선안이 발표되면서 많은 중소기업들이 한수원 발주시장 진출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장이 공석 상태로 새로운 수장이 자리를 잡고 새로운 체계의 원전 발주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벌써 한 해의 절반이 지났다. 이제는 하반기라는 얘기다. 그동안 공기관들과 사업을 벌여오던 중소기업들은 “윗선이 없으니 되는 것이 없다”고 불만이다. “최선을 찾으려다 보니 적기를 놓치는 것 같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기관장 인사 고민이 길어질수록 산업은 힘들어진다. 이젠 더 이상 검토가 아닌 현답이 나와야 할 때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