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주파수도 표심으로 압박하는 시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소속의 새누리당 의원실 관계자는 23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제시한 롱텀에벌루션(LTE) 광대역 주파수 할당안에 대해 이견을 제시할 의사가 없다”며 “다른 미방위 소속 의원들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비공식 입장이긴 하지만 `정부의 할당안에 대해 불만을 가진 일부 통신사의 의견 때문에 재검토를 요청하지는 않겠다`고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이다.

[기자수첩]주파수도 표심으로 압박하는 시대

앞서 KT노조는 지난 18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주파수 할당 부당경매 철회 촉구 투쟁 속보`에 미방위 여당 한 의원실로부터 KT 주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KT노조는 미방위 지역구 의원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 원문은 이렇다. `부산지방본부는 A의원실 면담을 통해 “KT의 현실을 이해했으며,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겠다”는 답변을 전달받았다.`

의원실 관계자가 틀린 말을 했을 리도 없고, KT노조가 듣지도 않은 답변을 들었다고 밝힐 리도 없다. 하지만 상반된 이야기가 나온다. 짐작컨대 KT노조가 분명히 지역구 의원실에서 어느 정도는 `잘 보여야 하는` 집단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속내와 다른 응대를 했을 수 있다.

KT노조의 노조원 수는 3만2000여명에 이른다. 전국 236개 지사에 퍼져 있다. 개별 지역구에서 보면 분명히 신경 쓰이는 `표밭`이다. 실제로 KT노조가 지역구 의원실에 건넸다는 문건에는 노조원 수를 직접 명시했다. 또 △소외계층 봉사활동이나 IT관련 교육 등을 지역구 관리와 의정활동 전반에 걸쳐 활용 가능 △지역구 행사 추진시 통신설비 지원 검토와 조합원 참여·홍보 가능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이 정도면 KT노조가 `읍소`했다기보다는 `회유`와 `압박`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주파수는 공공재로서 정책 수립 단계서 보다 엄정한 공정성이 요구된다. 지역구의 표심이 좌우할 문제가 아니다. 미방위 의원들이 국가 산업 발전과 국리민복의 관점에서 보다 원칙적이고 긴 안목으로 대응하기 바란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