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의 업무처리 투명성을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각종 소문과 투서도 난무합니다.”
기상 분야 업계가 기상청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동시에 해외로 시장을 넓히고 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 기상청과 업계 간 소통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기상청과 산업계의 불통은 기상장비 입찰 논란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드러난다. 산업계는 입찰 과정에서 기상청 개입 배제, 기상청과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의 업무 분담 등을 대안으로 언급했다. 반면에 기상청은 입찰 과정에 대한 산업계의 불신, 사업자 선정 결과 불복, 산업계 간 과도한 경쟁을 본질적 문제로 파악하고 있다.
장비 도입 업무의 진흥원 이관이 필요하다는 산업계의 요구는 최근 일부 사업에서 보인 항공 기상청과 기상청의 입찰 재검토 의사가 과도한 개입이라는 판단에서다. 두 기관이 하나의 장비에 대해 상이한 판단을 내리면 사업자 입장에서 혼동이 올 수 있다는 점도 장비 업무의 분업을 요구하는 이유다. 슈퍼컴퓨터는 물론이고 위성·항공·선박 등도 진흥원에 이관해 장비 관련 업무를 전담케 하고 기상청은 본연의 업무인 예보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상민 의원은 기상산업진흥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기상청은 입찰 과정에서 재검토 지시는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장비 검수와 평가 업무는 진흥원이 맡고 있지만, 사용자는 장기간 운용 등을 감안한 추가 검토의견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상업무가 안전과 관련되고 사고 책임 소재가 장비 수요처에 있는 것도 장비 업무에 관여하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진흥원도 장비를 사용하는 수요처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기상청은 장비 입찰 논란에 대해 경쟁사를 과도하게 견제하는 기상 시장 문화에 문제의 본질이 있다고 분석한다. 라이다 장비와 지진 장비 등 입찰 논란이 불거진 사업 대다수가 탈락한 업체의 이의제기 신청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은 국내 기상산업 규모가 소규모라는 점도 한몫 한다. 시장이 작다보니 기상청 장비도입 사업에 대한 경쟁이 과열되고, 결과에 쉽게 승복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결국 입찰 관련 투서와 소문이 돌고 논란이 발생하면서 기상청과 업계 사이에 불신이 쌓이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기상청과 진흥원은 최근 업계와의 갈등을 성장통으로 해석한다. 장비 입찰을 진흥원이 대행하고 그동안 특정 사업자 비중이 높았던 시장이 경쟁구도를 띄면서 겪는 시행착오라는 분석이다.
나득균 기상청 대변인은 “기상업계의 상황이 열악하지만 입찰 하나하나에 너무 많은 견제가 오고가고 일희일비하고 있다”며 “최근 진흥원을 중심으로 업계와 소통의 자리를 정례화하고 입찰 업무를 상호 견제하며 투명성을 높여가는 만큼 업계도 신뢰를 가지고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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