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일본 게임 업체 연합군 결성…수수료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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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 등 내로라하는 일본의 15개 게임 기업이 연합군을 결성한다고 니혼게이자이가 21일 보도했다. 그리나 디엔에이처럼 모바일게임 전문 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고객에게 서비스하기 위해서다. 수수료를 내지 않아 수익성이 높아지지만 흥행 실패라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손잡은 게임 개발사는 세가와 캡콤, 다이토 등이다. 우선 15개 업체로 시작하고 연내 30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소수 업체의 제휴는 종종 있지만 이처럼 많은 수의 개발사가 뭉친 사례는 처음이다. 15개 개발사 게임을 즐기는 연인원은 2000만명에 달한다. 모바일게임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그리나 디엔에이에 필적하는 규모다.

15개 업체는 각자 서비스하는 게임에서 타사 게임을 소개한다. 모바일게임 서비스 전문 업체와 결별한 뒤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다. 신규 고객을 발굴하는 인터넷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15개 개발사가 만든 게임을 소개하고 공략 방법을 알려주는 공동 사이트를 만든다. 이 사이트는 세가를 중심으로 개발한다.

니혼게이자이는 연합의 배경을 `수익성`이라고 풀이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이익을 내는 개발사는 손에 꼽힐 정도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발비가 올라가고 홍보비도 많이 든다.

수수료 부담도 크다. 구글이나 애플이 매출의 30%를 예외 없이 가져간다. 그리나 디엔에이 등 모바일게임 전문 서비스 업체가 매출의 10%를 챙긴다. 여기에 통신사 수수료도 내야 한다. 결국 매출을 많이 올려도 개발사 몫은 50% 안팎에 그친다.

15개 업체가 우선 아끼려는 돈은 모바일게임 전문 서비스 업체 수수료다. 우리나라 상황에 빗대면 카카오톡을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는 모습이다. 개발사끼리 서로의 게임을 소개해주기 때문에 홍보비도 10% 이상 절약할 수 있다고 본다.

일본에서 게임기가 인기를 끌 때는 닌텐도나 소니처럼 하드웨어 업체가 시장을 주도했다. 스마트폰 게임 역시 전문 서비스 업체가 중심이다. 단말기가 바뀌어도 개발사는 `을` 처지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15개 개발사의 연합은 종속성을 깨고 구도를 재편하려는 포석이다.

물론 연합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모바일게임 전문 서비스 업체에 익숙한 고객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면 수익성 개선은커녕 매출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계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을 거듭한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IDG에 따르면 향후 5년 내에 스마트폰 시장은 두 배 정도 커져 2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