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경쟁의 관전 포인트가 `기술`에서 `패션`으로 넘어가고 있다. 9일 로이터는 기술 혁신이 느려진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비자의 눈길을 잡아둘 대안으로 소재, 색상, 맞춤형 디자인 등 패션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애플과 구글의 모토로라가 대표적이다. 유일하게 무채색 스마트폰을 고집해 왔던 애플은 이 달 출시할 새 아이폰부터 다채로운 색상을 적용할 예정이다. 소재도 금속에서 플라스틱까지 다양하게 쓴다.
애플에서 산업디자인을 총괄하다가 디자인 컨설팅 기업 어뮤니션을 창업한 로버트 브루너는 “새로운 제품이 등장한 후 기술적 독특함이 대중에게 익숙하게 받아들여지는 때가 온다”며 “그 상황에서 수요를 계속 유지하고 창출해내는 가장 적절한 요소가 패션”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다양한 색상은 기본”이라며 “디자인 차별화가 어렵다면 최소한 소비자가 부유해 보일 수 있도록 값비싼 소재를 차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노키아는 스마트폰에 다양한 색을 가장 먼저 입힌 기업이다. 노키아 `루미아` 윈도폰은 파란색부터 빨강, 노랑까지 파격적인 색상을 자랑한다. 이 제품의 올해 2분기 판매량은 76% 증가하며 시장 평균치(52%)를 웃돌았다.
왕년의 휴대폰 시장 리더 모토로라는 곧 출시될 전략폰 `모토X`에 새로운 시도를 했다. 대량 생산이 아닌 맞춤형 주문생산 방식을 도입했다. 소비자 선호도를 반영한 색상으로 제작하고 그동안 시장에 나오지 않았던 `나무(우드)`를 스마트폰 겉면 소재로 활용했다.
이 회사는 소비자에게 원하는 색상과 소재를 선택하게 한 뒤 소재가 우드일 경우 생산 단계부터 원하는 문구나 이니셜을 새겨준다. 제품은 6일 안에 배달된다. 회사는 배달기간을 4일까지 줄이는 것이 목표다.
데이비드 심치-레비 메사추세츠 공대 교수는 “모토로라의 생산방식은 기존 공급망과 완전히 다른 형태가 될 것”이라며 “수익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우선 보급형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것보다 주문형 생산방식이 장기적인 수요창출에는 더 알맞은 접근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정보기기, 소비가전 시장은 혁신에 힘입어 시장수명을 연장해 왔다. 현재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지문인식 기술이나 홀로그래피,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이 그 예다. 이제는 맞춤형 디자인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