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업구조개편·경영권 승계 속도전...연내 후속 대응 더 나올듯

삼성이 계열사 사업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 작업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재계에서는 연내 후속 사업조정안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연내 사업구조 개편과 후계 경영구도의 사전 정지 작업을 마무리짓고, 연말 인사를 통해 이를 뒷받침할 토대를 확고히 구축하는 모델이다.

1일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사업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며 “방향을 정하면 밀어붙이는 삼성 스타일에다, 내년 이후 새 도약을 위해 연내 그룹 내 후속 사업조정과 지배구조 변경이 더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최근 지주회사 성격의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을 인수했다. 이어 삼성SDS가 삼성SNS의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표면적으로는 사업 시너지를 강조하지만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들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생명(금융)의 지분 19.34%를 보유했고, 다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21%를 갖고 지배력을 가진다. 삼성SDS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26%의 지분을 갖게 됐다. 향후 경영승계 과정에 필요한 큰 자금줄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후속 사업구조 개편은 되는 사업 중심으로 집중화와 계열사 간 통합 시너지 확보 핵심이다. 신경영 20주년을 맞아 전 계열사의 `삼성전자화`를 위한 중복사업 정리와 신성장동력 확보도 필요하다. 그룹 내 4개 계열사가 관여하고 있는 건설사업이나 화학부문 사업조정 가능성이 회자된다.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을 시작으로 거점별 계열사 공동 진출사업(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십)에 착수했다. 계열사 간 협력을 통한 `토털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또 그룹 신성장동력 사업을 미래전략실이 아닌 각 계열사 주도체제로 전환하면서 이에 따른 계열사별 사업아이템 조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경영권 승계는 진행 속도를 얼마나 조절하는지의 문제일 뿐 이미 큰 방향은 정해졌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 관측이다. 전반적 기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위상 강화다. 후속작업으로 삼성에버랜드의 지주회사 전환이나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확보 등의 후속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에버랜드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데 수십조원대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지주회사 전환위해 계열사 지분 20% 확보)한 만큼 별도 지주회사 설립보다 세 자녀 간 계열분리가 먼저 이뤄질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특화 영역 개발을 위한 계열사에 대한 지분 미세 조정도 연내 이뤄질 수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