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448>연령별 화장법

나이가 들수록 여성은 화장에 공을 들이고 화장품은 필수품이 된다. 여성들의 화장을 연령대별로 지칭하는 재미있는 말이 있어 이를 적용해보았다.

10대는 어떻게 꾸미는지 잘 몰라 `치장(治粧)`을 하고, 20대부터는 아름다움에 눈을 뜨기 시작해서 `화장(化粧)`을 하며, 30대는 서서히 `분장(扮裝)`을 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10대는 너무 어려서 화장 방법을 제대로 알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화장의 필요성을 그렇게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냥 얼굴 자체만으로도 감출 것이 거의 없고 민낯만으로도 얼마든지 팽팽한 피부와 젊음이 넘치는 표정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20대가 되면 멋을 부릴 줄 알게 되고 옷을 비롯해 자신의 몸을 본격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한다. 사실 화장이라는 말도 20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30대가 되면 화장의 강도가 짙어지거나 화장만으로는 자신의 본모습을 보다 잘 드러낼 수 없기 때문에 분장을 시작한다. 불혹의 나이 40대가 되면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기 위한 `변장(變裝)`이 시작되고, 50대는 변장으로도 젊음이 복원되지 않으니 `위장(僞裝)`을 해서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다. 60대는 위장으로도 해결되지 않아 `포장(包裝)`을 통해 늙어가는 자신을 혼신의 힘을 다해 사투를 벌이기 시작한다. 70대는 포장으로 커버되지 않아 심리적으로 속이 상하고 애간장이 타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환장(換腸)`해서 미치고 펄쩍 뛸 정도로 세월은 빠르게 흘러간다. 80대가 되면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서서히 인생의 종말로 향하면서 `끝장`이라고 생각한다.

꾸미면 나를 숨길 수 있지만 나의 본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 나의 본질과 정체, 그리고 재능과 적성을 드러내는 방법은 꾸미는 게 아니라 가꾸는 것이다. 나를 가꾸어야 내가 누구인지를 나 스스로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나의 독창적인 칼라와 스타일을 알아 볼 수 있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