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453>버킷 리스트는 꿈의 목록이자 나눔 목록

버킷 리스트는 스타플레이어가 되는 것도 포함되지만 남을 스타플레이어로 만들어주는 것도 포함된다. 버킷 리스트는 나의 욕망만 채우는 꿈의 목록이 아니다. 더불어 행복하게 살기 위한, 때로는 누군가를 위한 행복 목록이기도 하다. 행복은 관계 속에 싹이 트고 꽃이 핀다. 나만 행복하고 나와 관계되는 다른 사람이 불행하다면 진정한 행복이 아니다. 버킷 리스트는 때로는 나의 욕심을 덜어내고 타인을 도와주는 봉사정신을 발휘할 때 더욱 빛나는 행복 목록이다.

내 안의 욕망의 바다에는 참으로 많은 버킷 리스트들이 살아가고 있다. 그 안에 잠자고 있는 버킷 리스트를 찾아 마음껏 수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해야 될 가장 소중한 일이다. 그러나 더욱 소중한 점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보는 것이다.

버킷 리스트는 하고 싶은 욕망 목록이기도 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자제의 리스트기도 하다. 지금껏 해왔지만 이제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할 멈춤 목록이자 과감하게 끊어버려야 될 제거 목록이기도 하다. 버킷 리스트는 하고 싶은 욕망을 충족시키는 채움 목록이기도 하지만 멈춰 서서 버리고 지워야 할 비움 목록이기도 하다. 채움의 욕망은 끝이 없다. 오늘의 욕망이 충족되면 내일의 욕망은 더 강렬하게 꿈틀거린다. 욕망을 채우는 순간 또 다른 욕망이 거세게 달려온다. 그래서 때로는 꿈틀거리는 욕망을 채우려는 노력보다 비우고 버리는 노력도 중요하다.

세상에는 나보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이 많다. 가진 것이 없고 나눌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생각해보면 의외로 내가 갖고 있는 보잘 것 없는 것도 남에게는 큰 힘이 되는 게 너무 많다. 나누지 않으면 나뉨이 발생한다. 버킷 리스트는 나의 작은 것을 나눠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가 큰 행복은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나눔 목록이기도 하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