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391〉 [AC협회장 주간록101] '모두의 창업' 시대, 예비창업 정책 본질은 연결과 신뢰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3/14/news-p.v1.20260314.0c10c9ec756d4d3ba11999503dedd48d_P3.jpg)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가 본격 시작되면서 창업 생태계 내에서는 기대와 함께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예비창업패키지 모집 규모 축소 논란과 맞물리면서, 두 정책 간 중복성에 대한 문제 제기다. 그러나 이 이슈를 단순히 '예산이 이동했다'는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은 정책 본질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책 간 경쟁이 아니라, 창업 파이프라인 전체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관점이다.
이번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는 약 5000명 창업 도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프로그램이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초기 활동 자금과 멘토링, 보육, 후속 사업화 자금까지 단계적으로 지원된다. 전국 100여개 보육 기관과 500여명 멘토가 참여하는 구조는 기존 창업 지원사업 대비 확장된 형태다. 이는 기존의 선별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창업 후보군 자체를 확대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반면에 예비창업패키지는 일정 수준 이상 사업계획과 실행 의지를 갖춘 창업자를 선발해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대표 초기 창업 프로그램이다. 즉, 이미 어느 정도 준비된 창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선별형 정책'이다. 이 점에서 보면 두 정책은 겉으로는 유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단계가 다르다. 모두의 창업은 '창업 이전 단계', 예비창업패키지는 '창업 직전 단계'에 해당한다.
문제는 이 구조가 현장에서 명확하게 인식되지 않을 경우 발생한다. 창업자는 정책 간 차이를 이해하기보다 “어떤 사업을 먼저 준비해야 하는지”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에 혼란을 느끼게 된다. 특히 정책 일정이나 지원 규모가 변동될 경우 이러한 혼란은 더욱 커진다. 창업 초기 단계에서는 자금보다도 시간과 방향성이 더 중요한 자원인데, 정책 불확실성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점을 바꾸면 이번 변화는 오히려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다. 그동안 창업 정책은 상대적으로 '준비된 창업자'를 선별하는 데 집중돼 있었다. 이는 정책 효율성 측면에서는 합리적이지만, 잠재력 있는 창업자들이 초기 단계에서 탈락하는 구조를 만들기도 했다. 모두의 창업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더 많은 창업자를 초기 단계에서 발굴하고, 그중 성장 가능성이 검증된 팀을 예비창업패키지나 TIPS 등 후속 프로그램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형성된다면, 창업 생태계 저변은 훨씬 넓어질 수 있다.
특히 중요한 변화는 '민간과 접점'이다. 모두의 창업은 초기 단계부터 액셀러레이터, 선배 창업자, 투자자와 연결되는 구조다. 이는 창업자가 정부 지원사업을 통해서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투자 관점에서 빠르게 검증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정책이 다소 '정부 중심'이었다면, 이번 정책은 '민간 연계형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전제돼야 할 조건이 있다. 바로 '정책 신뢰'다. 창업자는 정책을 기준으로 사업 계획을 세우고, 팀을 구성하며, 때로는 개인의 커리어까지 결정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이 예측 가능하게 운영되지 않거나 기존 핵심 사업이 축소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창업 자체 리스크는 급격히 증가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두 정책을 어떻게 구분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연결하느냐다. 모두의 창업을 통해 발굴된 창업자가 자연스럽게 예비창업패키지로 이어지고, 이후 투자와 스케일업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명확하게 설계돼야 한다. 이 흐름이 만들어질 때 비로소 창업 정책은 단일 사업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하게 된다.
창업 생태계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창업자 도전과 실패 그리고 다시 도전하는 과정이 축적되면서 형성된다. 정책 역시 이러한 과정을 지탱하는 '안정적인 기반'이 돼야 한다. 모두의 창업이 단순한 신규 사업이 아니라 창업 생태계 입구를 넓히는 전략적 정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존 정책과의 정합성과 신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책의 확대가 아니라, 정책 간 연결의 정교함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창업자의 관점이 있어야 한다.
전화성 초기투자AC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