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책]이성우 옐로페이 대표의 `불광불급(不狂不及)`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狂) 않으면 미칠(及) 수 없다, 또는 미쳐야 미친다.

`불광불급`은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창업주 마윈에 대한 책이다. 창업 10년 만에 세계 IT업계를 장악하고, 중국기업가로는 처음으로 포브스의 표지모델이 된 마윈의 `미친` 이야기다.

[CEO와 책]이성우 옐로페이 대표의 `불광불급(不狂不及)`

포브스는 그를 이렇게 묘사했다. “움푹 파인 볼, 아무렇게나 삐져나온 머리카락, 이를 드러낸 장난기 가득한 웃음, 키 165㎝에 몸무게 50㎏, 개구쟁이 같은 외모의 마윈은 나폴레옹처럼 작은 체구에 나폴레옹이 품었던 포부를 품고 있다.” 마윈은 포브스의 묘사를 읽고 나서야 자신의 외모가 그토록 형편없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마윈은 미쳤다(及). 하루 16∼18시간을 일하면서 IT에 문외한이면서도, IT계의 영웅으로 떠올랐고, 컴맹이면서도 인터넷 엘리트가 되었다. 그래서 마윈은 미쳤다. 2012년 알리바바그룹이 매출 1조 위안(1570억달러)을 달성한 것이다. 이는 아마존과 이베이의 매출을 합친 것보다 많고, 2017년이면 매출 3조위안에 이르러 월마트를 추월할 전망이다.

그가 창업한 알리바바닷컴은 세계 1위 B2B 웹사이트로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한 2000년대 초·중반, 개혁개방 이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중국의 중소·벤처기업들이 판로와 소재공급처를 찾아 허우적거릴 때 인터넷의 힘으로 이들을 국내외 바이어에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을 했다. 이밖에도 알리바바 그룹에는 C2C 시장의 타오바오닷컴, 전자지급결제 회사인 알리페이 등을 거느리고 있다.

전자지급결제 회사인 옐로페이의 이성우 대표도 미쳤다(狂). 휴대폰번호를 카드번호로 사용하고, 승인 전에 전화상으로 비밀번호를 확인하는 도용사고 없는 새로운 카드체계를 만들어 신용카드 60년 역사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잠자는 시간만 빼고 그는 사무실에 있다. “일 밖에는 딱히 다른 취미도 없다”며 이 대표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서 이 대표도 미쳤다(及). 처음에는 `조그마한 구멍가게`라며 거들떠보지도 않던 슈퍼갑 메이저 은행을 설득해 결제시스템을 완성했다. 적자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코넥스에 상장되어 창조경제의 정신을 가장 잘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아직 미치지(及) 못했다. 갈 길이 먼 것이다. 온라인·오프라인의 모든 가게에서 옐로페이로 결제가 가능하고, 국민 모두가 계좌번호를 몰라도 축의금 등을 수수료 없이 보내고 모임 총무가 휴대폰번호만으로 다수의 회원으로부터 회비를 걷는 그날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 것이다.

그는 말한다. “제가 어디 감히 마윈에 비기겠습니까? 그리고 일에 미친 사람들이 어디 마윈 뿐이겠습니까? 일에 미친다고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러나 가끔씩은 성공스토리를 읽으며 자기 위안을 삼는 것도 괜찮지요.”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