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세탁기·TV 등 전자제품의 장애인 사용 편의성을 강화하는 `가전제품 접근성 의무화`의 내년 상반기 시행이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회 및 업계에 따르면 가전제품 접근성 내용을 담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차법)` 개정안이 지난 6월 발의됐으나 아직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발의 상태로 5개월 동안 진전이 없는 셈이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최동익 의원실 측은 개정안 통과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국회 현안이 산적해 여의치 않다. 의원실 관계자는 최근 산업계와의 자리에서 “올해는 통과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따라 법 개정은 빨라야 내년에 이뤄질 전망이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의원실은 장차법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를 통해 부처 의견을 수렴했으며 별도의 공청회를 개최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부처 의견조사에서는 `반대` 의견보다는 `찬성`과 `신중한 판단`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최동익 의원실 관계자는 “가전제품의 장애인 접근성 확보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아니다”며 “이미 일부 가전제품은 미국 등에 수출하기 위해 장애인 접근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산업계는 가전제품 접근성에 대해 `반대`보다는 `찬성`쪽에 힘을 싣고 있다. 가전접근성포럼 사무국을 맡고 있는 박순길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기술표준센터장은 “접근성을 확보하는데 비용적으로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채택을 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이라며 “다만 개정안에는 기업이 생산하는 대상 제품 모두에 의무 채택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시행령에서는 단계적으로 적용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차법 개정안에는 적용 대상 `품목` `사업자 범위` `필요수단의 구체적인 내용과 이행`을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했다.
가전접근성포럼은 지난해부터 `장애인·고령자 등의 가전제품 접근 및 편의 향상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기업이 제품의 설계·제작단계부터 접근성을 적용해 개발을 돕기 위해서다. 포럼은 가이드라인을 기술표준 및 세부지침으로 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표】가전제품 접근성 확보 구현 방안
※자료: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전제품 접근 및 편의 향상을 위한 가이드라인)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