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박용만 상의 회장, "경제 활성화 입법 빨리 추진해야"

“내년 우리 경제도 세계 경제 회복과 더불어 3%선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기저효과와 착시효과로 (국민이나 기업의) 기대 심리는 높아진 반면에 체감은 하지 못하는 짜증 섞인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이사람]박용만 상의 회장, "경제 활성화 입법 빨리 추진해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2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가진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국내 경제상황을 전망하고 “우리 기업이 세계에서 뒤지는 일이 없도록 경제 활성화 입법을 빨리 처리하는 등 갈등을 지양하고, 모두가 이기는 게임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내년 세계 경제 회복기가 다가오지만 과거와 양상이 다르다”며 “과거에는 회복기 이전에 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회복기에 소수가 성과를 누렸지만 이번 침체기에는 도산하는 기업이 적었기 때문에 기업 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회복기는 경제학자들 대다수가 완만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는 데 이는 준비하지 않은 기업은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내년은 우리 기업이 막바지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라며 “특히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 등을 조속히 처리해 도와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그 동안 불균형 해소, 복지 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에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경제 활성화 노력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기업의 국내투자 대비 해외투자 비율이 2011년 41%에서 올해 1분기 28%로 줄었다가 3분기 다시 35.9%로 올라갔다”며 “(각종 규제로) 국내 환경이 나빠지면 기업들은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회장은 경제민주화에 대해 “표현이 적절치 않다. 경제에 정치적 수사를 붙여 본뜻이 왜곡되는 것 같다”며 “상공인을 대변하는 사람 입장에서 상당히 진행이 됐다고 생각하고, 너무 과하게 가는 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가 대내외 여건을 헤쳐 나갈 카드가 될지를 묻는 질문에는 “우리 경제는 제조업 드라이브에서 이노베이션(혁신)으로 바뀌어야 할 시점이기에 시기적으로는 적절한 정책”이라며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 창조경제 효과가 뭐냐고 따지는 건 성급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18일로 예정된 통상임금 소송 대법원 선고와 관련해서는 “지금으로선 어떤 입장을 말하기 어려운 시점”이라며 “소급분을 한꺼번에 지급해야 한다면 기업 특히 중소기업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 등이 주도해 정치권에 경제 활성화 입법을 요구하는 광고를 게재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상의가 빠진 건 사실이지만 전경련과 대립각을 세운 건 아니다”라며 “일방적 압박이 실효성이 있는지에 의문이 있어 참여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활성화 관련 노력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지속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