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한계 넘은 TV·스마트폰 화질 경쟁 소용없다"

TV·스마트폰 화질 경쟁이 이제는 무의미한 수준이라고 16일 NBC 뉴스가 보도했다. 최근 초고화질 HD TV나 최신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이 강조하는 선명한 영상은 인간이 차이를 식별할 수 없는 수준에 접어들었다는 말이다.

2010년 레티나 디스플레이 적용으로 고화질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애플 아이폰의 PPI(인치 당 화소 밀도)는 326다. 당시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는 “이미 일상적인 거리에서 인간의 눈은 더 이상 개별 화소를 분간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질 경쟁은 가속화 돼 아이폰이 여전히 PPI 326에 머물러 있는 반면 HTC 원과 LG G2의 화면은 PPI 400을 넘어선다.

TV 화질 경쟁은 더하다. HD에 비해 4배 이상 선명하다는 `4K` 초고화질 화면은 3840×2160의 화소 밀도를 갖고 있다. 일반 HD TV조차도 일반적인 시청 거리에서는 레티나 수준의 화질로 보이기 때문에 사람의 눈으로는 4K와의 차이를 느낄 수 없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돈 후드 컬럼비아 대학 안과학 교수는 “인간 눈의 한계로 HD 이상의 밀도는 잘 구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람의 볼 수 있는 범위는 약 200도, 반원보다 약간 넓다. 팔을 완전히 뻗었을 때 검지 손톱 폭이 1도다. 이 검지 손톱이 120개의 흑백 선으로 덮여 있다고 가정할 때 이들 선을 분간할 수 있을 정도가 인간 시력의 이론적 한계다. 하지만 대부분 이보다 2배 굵은 선도 구별하지 못한다. 40~60인치 TV를 보는 사람 대부분은 보통 2~3m 거리를 둔다. TV 쪽으로 바짝 당겨 앉기 전에는 해상도 차이를 알 수 없다.

애플의 레티나 적용에 처음으로 의문을 제기했던 브라이언 존스 유타 주립대 교수는 “역사적으로 인간은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을 일단 만들고 누군가가 그것을 이용해 돈을 번다”며 “하지만 TV 화질 경쟁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뉴욕 주립대의 신경과학자 마이클 랜디도 “굳이 말하자면 시간 낭비”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화질 경쟁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이상 앞으로 디스플레이는 색상을 보다 잘 보여주는 `양자 점(quantum dot)` 기술과 영화와 게임 속에서 보다 현실적인 명암과 영상을 보여주는 `다이내믹 레인지` 등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