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규모 사우디 의료IT 수출 `답보상태`…수출 `물거품` 우려

정부가 연내 시행협약을 체결, 최대 규모의 의료IT 수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사우디아라비아 의료IT 수출이 단 한 발짝도 진전되지 못한 채 답보상태에 놓였다. 당초 10월 실시하기로 한 사업자 선정 실사는 무기한 연기됐고 11월까지 맺기로 한 시행협약은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업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19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22일 우리나라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무부처 장관이 보건의료 3개 분야 협력을 합의한 이후 3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양국 장관은 두 달 내 시행협약을 체결,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었다.

사업추진이 한 발짝도 진전되지 못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의 태도 때문이다. 지난 10월 한 달간은 이슬람 성지순례 기간인 `하지(Haji)` 행사로 인해 논의를 미뤘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뚜렷한 이유 없이 우리나라의 논의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10월에 우리나라를 방문해 진행하기로 했던 의료IT 사업자 선정 위한 실사도 11월로 미뤘다가 현재는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10월에 맞춰 실사 준비를 했다가 11월로 미뤄져 다시 준비를 했는데, 이제는 아예 손을 떼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실사를 받으라는 요청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 업계는 정부가 확실히 정해지지도 않은 사안을 가지고 성급하게 홍보했다는 지적이다. 중동 특유의 문화를 알지 못한 채 국제법상 구속력도 없는 장관 합의만으로 실제 사업이 추진되는 것처럼 정책홍보를 했다는 것이다. 양국 장관 합의 후 우리나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교체된 것도 사업이 더디게 된 배경으로 제시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확정되지도 않은 사안을 정부가 마치 확정된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해 사업 차질이 발생됐다”고 토로했다. 제안 기업들은 관련 인력 배치와 실사 준비 등으로 상당한 비용을 집행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부를 대행해 사우디아라비아 의료IT 수출 실무를 담당하는 코리아메디컬홀딩스 관계자는 “현재로선 장관 합의 후 진행된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잘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