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노트 앱으로 유명한 에버노트. 이 회사는 실리콘밸리 지역 레드우드에 위치한 한 건물의 5~6층을 쓰고 있다. 사무실에 들어서면 파티션 하나 없이 탁 트인 공간과 5~6층을 통째로 터서 만든 커다란 계단이 눈에 띈다.

이 계단은 에버노트의 상징이 됐다. 2개 층을 연결해 사무실 전체를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준다. 이 계단을 통해 에버노트 직원들은 쉽게 두 층을 오갈 수 있다. 사무실에는 파티션도 없이 누구나 전체적으로 확 트인 공간에서 일한다.
전형적인 오피스 건물을 쓰고 있지만 최대한 개방적인 구조를 만들어낸 셈이다. 임대 건물이라 나중에 이전할 때 원상 복구해야 하는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층간을 트는 공사를 했다.
보통 오피스 건물은 층이 달라지면 직원 간 교류가 힘들어지는 반면, 에버노트는 사무실 가운데 계단을 만들어 공간 분리 효과를 최소화했다. 회사 행사나 회의 때에는 이 계단에 둘러 앉아 모임을 진행한다. 최대한 열린 공간에서 직원 간 만남과 대화가 자연스레 일어나게 하려는 의도다.
이 같은 개방적 업무 공간은 최근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일상적 모습이됐다. 개방적 구조를 통해 협업을 일상화하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 구글 사옥은 곳곳에 음료와 과자 등의 간식을 먹을 수 있는 작은 카페나 부엌을 마련, 직원들이 수시로 마주치고 대화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소셜 매거진 플립보드의 사무실 역시 넓게 탁 트인 구조가 인상적이다. 팔로알토 시내의 허름한 건물을 빌려 쓰는 사옥의 소박한 외관과 개방적이고 밝은 내부 구조가 대조를 이룬다. 사장이라고 따로 방이나 넓은 책상을 차지하는 것도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모여 회의를 하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플립보드 관계자는 “금요일 오후에는 가족이나 친구까지 불러 간단한 맥주 파티를 하는 등 자연스럽게 개방과 협업의 효과를 일으키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네스트GSV나 스타트업 그라인드, 500스타트업 같은 스타트업 지원 기관들도 입주 스타트업 사이의 대화가 쉽게 일어날 수 있도록 작업 공간의 장벽을 최소화했다. 왁자지껄한 가운데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이 부딪히도록 한다. 조용히해야 하는 통화는 별도로 마련된 전화 부스에서 하곤 한다.
이 처럼 공간의 변화를 통해 혁신을 촉진하려는 시도는 런던 테크시티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미디어 기업들이 넓고 오래된 공장 건물들을 사무실로 활용하면서 전통과 현대의 긴장에서 오는 창의성을 북돋운다.
실리콘밸리(미국)·런던(영국)=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