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새해 경기 전망, 반도체 장비 `맑음` … 디스플레이 장비 `불투명`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국내 반도체 제조장비 분기별 수출액 추이

내년 반도체 장비산업은 `상고하저`형 실적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디스플레이 장비 분야 경기는 그다지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직무대행 김석준) 전략연구실은 `기계산업 2013년 성과 및 2014년 전망` 보고서에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의 분석결과를 인용해 내년 국내 반도체 장비 투자는 전년대비 38.2% 증가한 76억달러로 예상했다.

이 보고서에는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 외에도 내년 기계산업 전반 전망 및 공작기계, 플랜트, 건설기계 등 세부업종별 실적 전망을 담고 있다.

◇새해 반도체 장비 시장 `맑음`

반도체 부문에서는 내년 스마트 기기 및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수요 확대에 따른 낸드플래시 메모리 관련 설비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3년 하반기 이후 북미와 일본 장비 업계의 BB율(출하액대비 수주액 비율) 증가 추세가 확인되는 것 등을 근거로 내년 장비투자 회복세를 예측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미국 AMAT도 내년 국내 반도체장비 공급이 전년대비 20% 정도 증가한 전망치를 제시했다.

내년 하반기 상황은 공급과잉이 발생하면서 소자업체 투자도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실적은 한국시장 투자규모가 전년대비 36.6% 급감한 55억달러에 머물렀지만 대중국 수출 확대 등으로 인해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장비시장 규모는 320억2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3.3%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 10월 기준 누계 20억2000만달러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대중 수출은 7억8000만달러로 무려 39.7% 증가했다. 이 수치는 세계 생산량 증가율 평균의 10배에 해당한다.

◇디스플레이 장비 부문은 `불투명`

디스플레이 장비산업 또한 상고하저 흐름을 예상했다. 전망은 내년 상반기 예정돼 있는 중국 BOE, CSOT의 8세대 추가 투자를 제외하고는 수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신공장 투자가 내년 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 또한 모바일 패널 수급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산업은 중국 중심의 수요회복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158.2% 증가한 8억5000만달러의 수출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장비의 대중국 수출은 6억9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81.2%를 차지하며 전년동기 대비 245.1%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는 중국업체(BOE, CSOT, CEC판다)의 패널 공급 확대에 따른 장비 수요뿐만 아니라 삼성과 LG 등 국내기업의 중국공장 증설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기계산업은 선전할 듯

내년 기계산업 생산·수출 전망치는 글로벌 기계산업 성장 전망치인 4%를 웃도는 수준으로 전망했다.

새해 기계산업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117조 원의 생산과 사상 처음 수출액이 5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은 올해 설비투자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실제 경제성과지표가 부풀려져 나타나는 현상) 및 중국, 아세안의 수요 확대에 힘입어 생산과 수출 확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올해 기계산업 전체 수출액은 전년과 유사한 480억달러, 수입액은 전년대비 9% 성장한 350억달러로 예상했다.

세부업종별로는 공작기계산업이 선진국 경기 회복과 자동차 및 전자 산업의 설비 투자 회복에 따라 연간 4조원대의 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플랜트는 수익성 위주의 수주 활동 확대 등에 따라 양적인 확대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해양플랜트와 동남아시아 발전 플랜트의 발주 프로젝트 규모가 수주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수주액은 평년과 유사한 650억달러 또는 이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건설기계는 2013년 한 해 동안 국내외 건설투자 축소로 부진을 거듭하였으나, 2014년은 해외 경기회복에 따라 긍정적인 전망치를 내놨다.

이정호 기계연구원 전략연구실장은 “향후 우리나라 기계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중국 경기 부진으로 인한 국내 기계산업 실적의 동반 하락 현상 및 일본 엔저 정책에 따른 기계 수출 감소 현상을 극복할 비가격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