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급등하던 `홈쇼핑 송출수수료` 급제동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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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가파르게 상승해온 홈쇼핑 송출수수료 인상에 제동이 걸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업체와 유료방송사업자(케이블, IPTV, 위성방송)가 2013년 연간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주요 케이블방송은 전년대비 수수료 `동결`, 일부 케이블방송과 위성방송은 `5% 인상` 수준에서 막판 협의를 진행 중이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가입자 수가 늘어난 CJ헬로비전과 스카이라이프(위성) 이외에는 대부분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에서 홈쇼핑업체와 연간 송출수수료를 확정짓고 있다”라며 “최근 3년간 2배 이상 급등해온 송출수수료가 올해는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최근 수년간 큰폭 올랐다. 2009년 4100억원이던 전체 홈쇼핑송출수수료는 2010년 4900억원, 2011년 6400억원, 2012년에는 8400억원까지 뛰었다. 3년 사이에 전체 합이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올해 연간 기준 수수료 총액은 8800억원 수준에서 마무리 되면서 올해 연간 인상률은 5%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홈쇼핑 송출수수료 인상이 꺾인 것은 우선 각 홈쇼핑사업자들이 유력 채널 확보를 위한 경쟁이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치열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홈쇼핑사업자들이 과도한 채널 경쟁에 나서면서 수수료가 가파르게 상승했고, 이 책임을 중소제조·판매업체에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각 업체별 홈쇼핑 거래액에는 `S급` 채널 확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데 올해는 업계가 자정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수신번호 변동도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물가안정을 내세우며 홈쇼핑 전체 수수료에 대한 수시 점검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홈쇼핑업체는 물론이고 수수료를 올리고자하는 유료방송사업자에게도 부담이 됐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송출수수료의 적정성에 대한 모니터링과 협상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에 나섰다. `보는 눈`이 많아진 것도 송출수수료 인상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는 관측이다.

지난 1년간의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뒤늦게 결정되면서, 이는 각 업체의 수익성에도 큰 변동요인이 될 전망이다. 홈쇼핑업체는 지난 1년간 송출수수료 인상을 염두해 두고 비용을 충당해왔다. 소급해 지급할 수수료율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지면서 홈쇼핑업체들의 연간 이익규모는 업체마다 수십에서 최대 수백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반면 유료방송사의 연간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은 역대 가장 더디게 진행됐다. 정상적 사업관계라면 차기연도 협상이 이뤄질 시기에 지난해 수수료를 소급해 협상하는 기형적 행태다.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까지 채 50%에도 미치지 못했던 올해 연간 송출수수료 협상은 12월 들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표. 전체 홈쇼핑송출수수료 추이

2009년 4100억원

2010년 4900억원

2011년 6400억원

2012년 8400억원

2013년 8800억원(추정)

*자료: 업계. 방송통신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