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대기업이 2일 일제히 시무식을 열고 2014년을 향한 힘찬 출발에 나섰다. 주요 그룹 총수들은 새해 경영환경에 불확실성이 많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사업과 기술혁신, 도전과 혁신을 통한 조직체질 개선 등을 경영화두로 제시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신라호텔에서 열린 그룹 신년하례식에서 “지난 20년간 양에서 질로 대전환을 이뤘듯이 이제는 질을 뛰어넘어 제품·서비스·사업 전반의 새로운 품격과 가치를 만들어내자”고 강조했다.
그는 “신경영 20년간 글로벌 1등이 된 사업도 있고, 제자리걸음인 사업도 있다”면서 “5년 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회장은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면서 “산업의 흐름을 선도하는 사업구조의 혁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기술혁신, 글로벌 경영체제를 완성하는 시스템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새해 그룹 경영원칙으로 `전 부문의 역량 강화를 통한 미래성장 기반 강화`로 제시했다. 올해 자동차 부문은 글로벌 시장에서 786만대를 생산·판매하겠는 구체적 목표도 확정해 발표했다.
정 회장은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기술 융·복합에 따른 산업의 변화로 불확실성은 더욱 증대됐다”며 “글로벌화돼 있는 사업장과 관리체계를 혁신해 조직의 효율과 역동성을 확보해 환경변화에 더욱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SK그룹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광장동 W호텔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지난해 SK는 반도체 부문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부진했다”며 “2014년은 `따로 또 같이 3.0`을 통한 가치창출이라는 SK 경영방침에 따라 올해 SK그룹 가치 300조원을 달성해 나가자”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각 관계사가 자율책임 경영을 더욱 강화하고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6개 위원회는 그룹의 안정과 성장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그룹 새해 인사모임에서 “이 정도 만들면 잘 팔릴 것이란 생각은 버려라. 신사업은 반드시 일등에 오른다는 목표로 철저하게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 위기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위기 극복에 대한 각오가 필요한 때”라는 주문도 했다.
LG그룹은 주력사업에서는 고객이 선택하고 시장에서 인정받는 선도 상품으로 반드시 성과를 일궈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구 회장은 “고객 입장을 최우선으로 하고 끝까지 집요하게 실행하는 문화를 정착시키자”고 말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기존 사업의 내실화와 함께 세밀한 미래 준비로 중장 성장전략을 마련하자는 화두를 던졌다. 신 총괄회장은 “올해 김해 롯데워터파크, 제2롯데월드 저층부, 롯데센터 하노이 등 대형사업장의 오픈을 앞두고 있다”며 “냉철하게 판단하고 치밀하게 준비한다면 그 어느 때보다 값진 시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그룹 기본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는 GS가 출범한 지 10년째가 되는 해”라며 “그동안 외형 측면에서는 많은 성장을 이뤘지만 사업구조의 고도화로 내면은 계속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세계 경제의 회복기가 임박했다”며 “누가 더 `계획된 준비`를 했는지에 따라 누릴 수 있는 과실의 크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연말 자구계획을 발표한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은 “기존의 영업·운영모델·관리방식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라고 진단하고 “새해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다는 각오로 그룹의 명운을 거는 고강도 혁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구자열 LS그룹 구자열 회장은 “지난해 단기성과에 대한 욕심과 잘못된 관행으로 원전케이블 품질 문제를 일으켜 국민께 심려를 끼쳤다”면서 “2014년을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자”고 강조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임직원이 마음을 더하고 열정을 곱해 시너지를 내고 서로 힘든 것을 나누며 성공경험과 신뢰를 공유한다면 무한대의 성공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더하고 곱하고 나누기`를 올해 경영방침으로 제시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김원배기자·양종석기자·함봉균기자·김명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