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전기자동차용 충전기 보급을 전면중단한다. 전기차를 판매하는 완성차 업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기차 구매 시 무상으로 보급했던 완속충전기를 내년부터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까지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입하면 정부는 국비보조금(1500만원)과 지자체보조금(800만원)에 더해 완속충전기 구축비용(800만원)을 별도로 지원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 확산을 위한 조치다.
박광칠 환경부 전기차보급팀장은 “2015년부터 전기차 구매 시 무상으로 보급했던 완속충전기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마중물 역할은 충분히 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충전기 지원 중단에 따라 20~30분 내 충전이 가능한 약 100기의 급속충전기를 공공시설물과 교통 요충지에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일정 규모 이상 아파트나 공동주택의 충전기 설치 의무화, 완성차업체의 충전인프라 구축을 독려하는 정책을 병행키로 했다.
◆뉴스의 눈
환경부가 전기차용 충전기 보급 지원중단 결정을 내린 것은 전기차 시장에 민간기업 투자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올해부터 전기차 민간보급이 늘어나는 만큼 수익 확대를 꾀하려는 기업들의 참여가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됐다.
2011년부터 시작된 전기차 지원정책으로 올해까지 3500대의 전기차가 도로를 달리게 된다. 정부 보급 지원정책이 큰 몫을 했다는 평가다. 4000만원 중후반의 차량 가격에 최대 2300만원의 지원금과 충전인프라를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초기 시장 창출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기차에 대한 친환경 인식 향상과 보급 지원 범위가 공공기관에서 민간 위주로 확대되면서 지난해부터 민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전기차 셰어링, 렌탈 등 서비스 시장이 열렸고 기업들이 전기차를 업무용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해외에서는 완성차 업계가 충전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말 도요타·닛산 등 일본의 완성차업체들은 공동으로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자국 내 충전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자사 전용 충전기가 아닌 공공의 인프라를 조성해 시장 파이를 함께 키우겠는 의도다. 미국도 GM·테슬라모터스 등이 충전인프라 구축에 한창이고 정부는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충전소 사업자를 인가하며 시장 활성화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은 금전적 지원보다 민간기업의 시장 참여를 독려하는 정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정부 보급지원책이 시장 조기 창출에 기여했지만 완성차 등 민간기업의 시장 참여는 여전히 소극적”이라며 “스마트폰을 사면 충전기를 무상으로 제공하듯 전기차 충전인프라 만큼은 완성차업체가 해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