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이준길 선경 변호사 "금융 해킹 피해, 소비자 책임전가, 관행 바뀌어야"

일부 카드사와 은행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정보보호 문제가 `발등에 불`로 떨어졌다. 아직까지 2차 피해 징후는 없지만 주민등록번호, 카드유효 기간과 카드 번호, 휴대폰 정보까지 외부로 빠져나가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사태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려면 개인도 민감한 정보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지만 무엇보다 당사자인 은행이나 기업에서 좀 더 확실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이사람]이준길 선경 변호사 "금융 해킹 피해, 소비자 책임전가, 관행 바뀌어야"

이준길 선경 변호사는 “관리 부실이 드러나면 확실한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 보상은 금융사에겐 골치 아픈 일이지만, 당한 피해자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입니다. 몇 건의 소송을 진행하면서 국내 은행을 포함한 금융사가 얼마나 부실하게 관리하는지를 느꼈습니다. 국내 전자금융거래법도 부실 투성입니다.”

이 변호사는 무엇보다 가해자는 동일한데 국가별로 상이한 보상체계를 받는 게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모임 단체 소송 대리인이기도 한 이 변호사는 한 40대 가장의 문자 메시지를 보여줬다. 문자에는 “대출받아서 작은 사업 한답시고 겨우 대출받았던 돈인데 너무 허망하고 허망합니다. 어린아이 두 명과 집사람이 저를 바라봅니다. 무지한 한집의 가장으로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먹먹한 심경이 전해졌다.

이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집단 소송제도가 없어 200여명이 넘는 피해자가 개별 소송을 해야 하는 데 방법을 모르는 서민이 대부분”이라며 “미국의 경우 전자자금 이체법에 따라 보통 개인이 우리나라 돈으로 약 5만~10만원의 과실금만 지불하고 책임은 금융사나 기업이 지게끔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 부주의로 정보가 유출됐더라도 그 행위 하나로 모든 책임을 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재판을 준비하면서 시중 은행의 귀책사유를 조사했더니 고객정보 관리는 방관 수준”이었다고 비판했다.

금융정보가 유출되더라도 안전조치만 해 놓았다면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변호사는 “지난 14일 국민은행 대상으로 98명의 피해자 소송을 진행했다”며 “금융사는 대형 로펌을 통해 중국 인터넷주소 우회 등을 사전에 인지할 수 없다는 주장을 제기했지만, 확인결과 충분히 사전에 인지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른 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피싱 관련 피해가 줄어들긴 했지만 은행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저축은행, 심지어 대부업체까지 확산되면서 외연이 넓어지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금융권의 관리 인식부터 바꿔야한다”고 지적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