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10건 중 9건이 KT·LG유플러스 서비스에서 발송됐다

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에서 발송되는 휴대전화 스팸 문자메시지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스팸 메시지는 최근 벌어진 금융권 개인정보 유출의 2차 피해를 유발할 핵심 근원지로 꼽혀 두 통신사의 자정 노력이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

22일 방송통신위원회가 6개월마다 집계해 발표하는 `스팸 유통현황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반기 전체 조사 대상 스팸 메시지 발송 건수 중(기업용 메시지·개인 웹메시징 서비스 합계) 중 KT와 LG유플러스 서비스로 발송된 비중이 9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2012년 상반기에는 86.3%, 하반기에는 88.1%로 나타나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스팸 메시지의 유통 경로는 대부분 기업용 문자메시지 발신 서비스다. KT·LG유플러스 두 이통사의 시장 점유율은 70% 안팎으로 꼽힌다. 전체 스팸 발송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시장 점유율보다 20%나 높다. 나머지 30%는 중소 부가통신사업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즉, KT와 LG유플러스 두 통신사가 스팸 메시지 발송 업체가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할 때 이를 걸러내는 수준이 중소 사업자보다 훨씬 미흡하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은 기업용 메시징 사업을 직접 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은 스팸을 통제하는 기간통신사업자로서의 임무와 기업용 메시지 사업 매출 확대를 노리는 전략이 상충되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이동통신사는 중소 부가사업자에 망을 제공할 때는 스팸 건수가 일정 비율 이상 올라가면 제공 회선을 줄이는 일종의 관리 계약을 맺고 있다. 자사 고객 피해 방지를 위해서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부가사업자에 망을 제공함과 동시에 직접 영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스팸 예방 환경 조성 공로로 미래창조과학부 표창을 받은 인포뱅크의 박태형 대표는 “부가사업자의 스팸 사업자 대상 영업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심판`격인 이통사가 `선수`로도 뛰는 셈”이라며 “부가사업자는 통제하면서도 내부 영업은 방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 스팸 차단 시스템을 도입해 현재는 스팸 발생 건 수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한편 미래부는 휴대폰에서 발신번호를 변경해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면 이통사가 이를 차단하는 제도를 2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스팸·스미싱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인터넷 발송 문자에 대해서도 번호변작으로 인한 악용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를 내놓을 계획이다.

김주한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안전하고 편리한 통신서비스 이용 환경 조성을 위해 통신사의 발신번호 조작방지를 의무화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이용자 피해방지를 위한 추가적인 보완대책도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KT·LG유플러스 스팸 비중 현황

스팸 10건 중 9건이 KT·LG유플러스 서비스에서 발송됐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