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14]화웨이vs 에릭슨...차세대 이통 주도권은 누구에게로

2014년 글로벌 이동통신 장비업계 최강자는 에릭슨이다. 단말과 유선을 제외한 화웨이 연간 무선 매출은 에릭슨(2012년 기준 약 350억 달러)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얀 시그넬 에릭슨 동북아 총괄 사장
얀 시그넬 에릭슨 동북아 총괄 사장

라이언 딩 화웨이 캐리어네트워크 비즈니스 부문 사장조차 “아직 에릭슨을 넘지 못했다”며 한수 접을 정도다.

하지만 에릭슨은 지난해 LG유플러스 LTE 신규 구축 건에서 화웨이에 밀리며 쓴 맛을 봤다. 세계 최고의 네트워를 자랑하는 한국에서 화웨이가 에릭슨을 제치고 통신장비 공급권을 따낸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만큼 화웨이의 전략이 유효하다는 증거다.

◇“에릭슨 넘는 것 생각 한적 없다”

화웨이의 강점은 자기 길을 간다는 것이다.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목표한 바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화웨이의 기본 자세다.

라이언 딩 화웨이 캐리어 네트워크 비즈니스 부문 사장은 ”화웨이가 25년 동안 발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위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온 것“이라며 “이는 창립자인 런청페이 회장이 항상 강조하는 바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뛰어난 인재만 모인 집단도 아니자만 항상 같은 목표를 가지고 뛰는 조직의 힘이 동력이 된다는 설명이다. 딩 사장에 따르면 화웨이 스페인 지사 연구개발(R&D) 직원들은 현지 통신사 직원들과 함께 출근하고 퇴근한다.

고객 바로 옆에서 그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해 바로 로드맵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화웨이 장비를 가지고 미래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같이 하는 것이 기본자세다.

연구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딩 사장은 “5세대(G) 이동통신에도 순수 리서치에만 2018년까지 6억달러 투자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이 같은 투자기조는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쯤 되면 글로벌 1위인 에릭슨을 넘겠다는 포부를 공개적으로 밝힐 만하다. 하지만 딩 사장은 이는 “논 외”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내부적으로 에릭슨을 넘겠다는 목표를 가진 적이 없다”며 “화웨이의 목표는 모로지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가에 맞춰져 있다”고 소개했다. 누구를 앞서거나 넘어야 한다는 목적의식보다는 생존에 포커스를 맞춘다는 것이다.

◇에릭슨 “도전은 항상 있었다”

글로벌 NO.1 에릭슨 역시 겉으로는 고객 중심 가치에 무게를 뒀지만 화웨이의 존재가 달갑지 않다. 지금까지 없었던 형태의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얀 시그넬 에릭슨 동북아 총괄 사장은 “에릭슨은 늘 경쟁자의 도전을 받아왔다”며 “경쟁자가 사라지면 또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기 때문에(화웨이)의 도전을 받는 지금 상황이 특별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웨이에 입은 피해는 만만치 않다. 공급권 수주에 실패한 한국에서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상당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장비 특성상 한번 설치되면 10년 이상 가능한 안정적인 먹거리를 잃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라도 부담을 덜어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릭슨은 화웨이 등 후발 업체 가격 공세에 대해 수준 높은 퍼포먼스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시그넬 사장은 “LET는 물론 M2M, IoT 등을 통해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를 적절히 매니지먼트 하는 역할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켓 리더가 프라이스(가격) 리더인 경우는 없었다”며 “헤비 네트워크 시대에 통신사가 효과적인 망을 구성할 수 있는 솔루션과 퍼포먼스로 지배적인 시장점유율을 지켜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