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선도형 SW R&D 추진계획(안)’은 글로벌 SW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고, 국내 SW 기업을 영세사업자 수준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해 발표한 SW혁신전략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이 같은 후속 대책이 필수다.
이번 추진계획(안)은 규모와 질적인 측면 모두 균형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정부 고민 흔적이 역력했다. 규모 면에서 보면 SW R&D 투자 비중을 현 3.2%에서 6%로 두 배 가까이 확대했다. ‘통 큰’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SW그랜드챌린지 프로젝트는 최장 10년간 1000억원을 지원한다. 지금까지 단일 SW 연구 프로젝트에 1000억원대의 대규모 투자는 없었다.
연구 분야도 기초·원천연구를 강화한다. 장기 연구가 필요한 분야, 고위험 기술개발 분야 등 그동안 민간 투자가 어려운 분야에 정부가 집중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SW 기초를 제대로 다지겠다는 의지다.
R&D 수행주체별 역할 정립도 명확히 했다. 지금까지 정부 연구기관들이 다품종·소형 기술 개발에 주력해 왔다면 이제는 중장기 전략기술을 주도적으로 개발하는 조직으로 전환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외 대학은 ‘연구교육(R&E)’ 역할에 집중하고, 산업체는 창의적인 제품 혁신으로 세계적인 SW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이러한 역할 정립으로 정부 과제 수주의 과당 경쟁을 방지하겠다는 목표다.
업계도 이 같은 정부의 SW R&D 전략 변화에 반가움을 표했다. 특히 중소 SW기업 연구 인력을 공공 연구소에 파견해 산학 공동기술 개발을 수행하는 것과 일률적인 정부 출연금 매칭 비율을 개발 단계별로 차등화하는 것, 국민의 아이디어로 R&D 과제를 선정하는 것 등은 신선하다는 평가다. 그동안 미약했던 SW 기초연구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했다는 데도 긍정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기초연구 분야를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올해 정부는 병렬컴퓨팅 운용체계(OS), 인공지능, 고신뢰컴퓨팅 3개 분야 기초연구센터를 설립한다. 2017년까지 분야별 8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SW 기반 기술 연구인 만큼 분산 투자보다는 집중 투자가 바람직하다는 시각이다. 특히 OS 영역의 개발은 정부가 특정 업체의 종속을 탈피하기 위한 대안책으로 하루빨리 집중 육성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글로벌 SW 기업 100개 육성 계획도 현실가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2017년까지 앞으로 4년간에 이룰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국내 시장에서 외산 SW 제품 대비 경쟁력을 갖춘 기업도 글로벌 시장 진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서성일 미래부 SW융합과장은 “월드 베스트 소프트웨어(WBS) 사업 추진으로 많은 국내 SW 기업들이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고 가능성도 확인했다”며 “과제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고, 틈새시장 분야 개발을 시도하면 세계 최초 SW로 단기간에 성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OS 관련해서는 리눅스 OS 개발 등 앞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며 “계속해서 세부 실행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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