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깊이읽기]우아한 거짓말

왕따, 집단 따돌림은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이 자리 잡은 문제가 됐다. 세간에 집단 따돌림이 화두에 오르면 대체로 학교나 정부는 쉬쉬하며 사건을 덮기 바빴다. 하지만 그저 가해자를 처벌하거나 피해자는 숨기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안다. 이 소설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따돌림의 문제점을 색다르게 풀어냈다.

[전자책 깊이읽기]우아한 거짓말

‘우아한 거짓말’은 지난 13일 개봉한 김희애, 고아성 주연의 영화 원작이다. 이야기는 천지라는 14살 소녀가 붉은 털실에 목을 매 자살하면서 시작한다. 천지의 죽음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엄마와 언니는 천지가 남긴 메시지를 쫓아가기 시작한다. 얽히고설킨 실타래가 한 줄씩 풀어질수록 독자는 우아한 거짓말의 실체를 목격한다. 우아한 거짓말이란 천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가시 돋친 말들이다.

소설은 퍼즐을 맞추는 식의 추리소설이 가진 단순 명료함에 그치지 않는다. 시종일관 우울한 감성에 호소하지도 않는다. 남겨진 가족들은 슬픔 속에서도 꿋꿋이 삶을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언니 만지는 천지의 단짝 친구인 줄로만 알았던 화연이 사건의 가해자인 것을 알아낸다. 화연은 전학 온 천치의 친구가 돼주었지만 교묘한 거짓말로 그를 모함하고 괴롭혔다. 그러나 천지가 죽은 뒤 오히려 화연이 왕따가 되어 천지와 같은 처지가 된다. 화연은 처음 천지의 자살 소식을 들었을 땐 후련하기까지 했지만, 진실이 옥죄어 올수록 마치 천지가 그 곁을 떠도는 것처럼 무서움을 느낀다.

김려령 작가는 자신의 중학교 시절의 아픈 기억을 토대로 집필했다. 쓰라리고 고된 삶을 내려놓고 싶었지만 ‘잘 지내니?’라고 묻던 이모의 진심 어린 안부가 그녀를 지켜주었다고 한다. 가끔은 무심코 던진 말이 상대방에게 큰 상처로 남는다. 반대로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누군가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감싸 안는다면 그들의 소중한 삶은 꽤 다르게 펼쳐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소설로 ‘우아한 거짓말’보다 투박한 ‘진실의 가치’를 느껴보자.

김려령 지음. 창비 펴냄. 8500원.

제공:리디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