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핫이슈]제주에 문 연 아시아 최대 `항공우주박물관`

제주국제공항을 출발해 이국적인 제주 풍광을 바라보며 45분쯤 달리자 멀리 우뚝 서 있는 ‘제주항공우주박물관(JAM)’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에 대형 건물이 없어 박물관이 더욱 돋보였다.

[과학 핫이슈]제주에 문 연 아시아 최대 `항공우주박물관`

이곳은 지난달 24일 문을 연 항공우주 분야 아시아 최대 박물관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이사장 김한욱)가 항공과 우주를 테마로 해 교육과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한 체험형 박물관이다. 오설록 티뮤지엄과 인접해 있는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일대 10만평 부지에 건설됐다.

박물관은 다양한 비행기를 배치하고, 체험형 전시 프로그램을 마련해 ‘온몸으로 체험하고 감동하는 특별한 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박물관 진입로부터 왜 체험을 강조하는지 바로 이해가 됐다. 박물관 외부에 다양한 비행기가 전시돼 관심을 끄는 것은 물론이고, 1층 에어홀에 들어서 수십대의 비행기와 마주하면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에어홀에는 수십대의 비행기가 바닥과 공중에 전시돼 있다. 6.25 전쟁 당시 전투에 투입됐던 비행기부터 지난 2010년까지 대한민국 영공을 지켰던 팬텀 전투기까지 모두 실제 비행기들이다.

공군이 퇴역한 비행기 35대를 기증했고, 민간에서도 3대를 기증해 총 38대가 전시돼 있다. 또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로 만들었던 비행기 ‘플라이어’호의 모형도 전시돼 있다.

단순히 전시만 된 것이 아니고 실제 조종석에 앉아볼 수도 있고, 전투기 측면을 절개해 비행기 구조도 볼 수 있다. 또 항공 시뮬레이터를 통해 조종사가 되어 하늘을 나는 가상체험도 할 수 있다.

에어홀을 지나면 40여가지 작동모형을 통해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원리를 쉽게 설명해주는 ‘하우 띵스 플라이(HOW THINGS FLY)’를 만난다. 미국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이 자랑하는 전시물인데,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이 스미소니언 측과 협약을 맺고 똑같이 구현했다. 세계에 하우 띵스 플라이가 전시된 곳은 스미소니언박물관과 제주항공우주박물관 둘 뿐이다.

에어홀 옆의 항공역사관에서는 우리나라 항공의 역사와 공군 역사 등을 볼 수 있다. 전시장 곳곳에는 터치스크린을 배치해 관람객이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오디오 음성안내와 외국인을 위한 전시해설도 제공한다.

2층에는 천문우주관이 자리하고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 처음 마주하는 것은 첨성대 절개모형이다. 첨성대 안의 모습과 어떻게 별자리를 관측하는지를 보여줘 신선했다. 별자리체험 파노라마 스크린을 통해서는 자신의 별자리를 알려주고, 스크린에 보여준다. 특히 흔히 알고 있는 서양별자리와 함께 우리가 잘 몰랐던 우리 고유의 별자리를 알려준다. 이를 통해 고대 문화에 내재된 조상들의 천문학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이 밖에 지난 2012년 8월 화성에 첫발을 내디딘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의 일대일 크기 모형과 우주정거장 모듈을 재현했고, 화성과 우주에서 보내온 영상과 다양한 정보도 볼 수 있다. 나로호 실제 크기 모형도 있다.

최근 진주에서 발견돼 관심이 높아진 운석도 수백종이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끈다.

2층 메인 전시공간을 벗어나면 ‘오감으로 체험하는 우주여행’을 모티브로 해 재미와 교육효과를 동시에 제공하는 테마관이 나온다.

한번에 15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폴라리스(5D 서클비전)’는 살아있는 3D 입체영상이 360도 스크린으로 나오고, 안개와 바람 등 실감나는 특수효과까지 더해져 오감을 만족시킨다.

3D 시뮬레이터 ‘오리온’은 세계 최고의 시뮬레이터 제작사 러시아 트랜사스 그룹의 우주캡슐을 테마로 한 것으로, 관람객은 가상현실 환경을 통해 우주비행사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밖에 돔영상관인 ‘캐노프스’, 인터랙티브월인 ‘프로시온’, 인터랙티브 영상관인 ‘아리어스’ 등도 최첨단 체험시설이다.

3층에는 다채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푸드코트와 항공우주 관련 캐릭터상품 등을 판매하는 기념품 숍이 있다. 맨 위층인 4층에는 40m 높이에 설치된 전망대가 있다. 여기서는 한라산과 오름 그리고 멀리 마라도까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사방에서 조망할 수 있다.

박물관 야외에 있는 캠핑장에서는 은하수 가득한 제주의 밤하늘을 만끽할 수도 있다.

제주도에 수백개에 이르는 박물관이 있지만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규모와 전시내용 면에서 다른 박물관을 압도할 만 했다.

송상호 JDC 부장은 “다양한 체험시설과 실물 모형으로 관람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전시해설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다양한 상설 교육 프로그램과 캠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우주박물관 관람요금은 테마관을 제외한 항공역사관과 천문우주관 관람요금이 성인 1만5500원, 청소년과 군인 1만3000원, 어린이 1만1000원이다. 매월 1, 3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