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산학협력 활성화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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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성 세종대 산학협력단장 교수
<이내성 세종대 산학협력단장 교수>

국가는 대학에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하고 대학도 연구개발 실적을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그런데도 대학이 기업체로 기술을 이전해 사업화에 성공한 사례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이에 정부가 최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내놓았다. 특히 공대혁신 방안에는 재정지원사업 및 교수업적 평가에 산학협력, 특허, 기술이전 실적 등을 균형 있게 반영하고, 산업체 실적만으로도 교수채용이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개선방안이 담겨 있지만, 산학협력의 걸림돌이 됐던 문제점을 해소하는 데는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다.

첫 번째는 대학의 연구분야와 기업체의 사업 분야가 서로 ‘미스매치’된다는 점이다. 기업체 의견을 들어보면 산학협력을 추진하려고 할 때 자신들의 사업과 연관된 기술을 연구하는 대학교수나 전문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대부분 공대 교수는 첨단과학기술 분야 연구에만 몰두하고 정작 기업에 당장 필요한 산업기술 분야 연구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이는 교수업적이나 정부연구비 평가가 논문 위주로 진행돼 교수들이 우수논문 작성에 유리한 첨단기술 분야 연구에만 주력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교수들이 오랜 기간 한 가지 분야나 주제를 놓고 지속적 연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정 주제의 연구과제를 한번 진행하면 중복성 문제 때문에 다시 동일과제를 진행할 수 없다. 기술이 사업화되기까지는 대개 20년 전후의 오랜 기간에 걸친 연구개발이 필요하지만, 교수들은 우수논문 작성을 위해 새로운 첨단기술로 갈아탄다. 사업화가 시작돼 정작 기업에서 전문가가 필요할 때는 상당수 연구자는 이미 다른 분야로 떠났다. 교수업적 평가 및 정부의 연구비 평가가 지금처럼 우수논문 위주로 진행되고, 정부 연구과제 공모가 동일과제 중복연구를 허용하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특정기술에 정통한 전문가를 키우려면 해당 분야에 최소 1만시간의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교수들 자신이 개발한 기술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한 분야에서 장기간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연구여건이 조성돼야 한다.

먼저 교수 개인 연구과제 중 일부를 비록 적은 연구비라 할지라도 산학협력 목적에 맞도록 평가방법을 바꿔야 한다. 공대 연구는 대부분 기초연구에서 시작하더라도 응용연구 쪽으로 기술 완성도를 높여 나가야만 기술사업화가 가능하다. 초기에는 연구 과제를 논문 위주로 평가하더라도 나중에는 기술의 완성도와 산학협력 실적으로 바꿔야 한다. 기술 완성도는 해당 연구자가 그 분야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동일 주제로 논문과 특허를 냈는지 평가하면 된다.

요즘 중소기업의 사업화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산학연 협동연구 과제가 활발히 진행된다. 그러나 연구과제들이 종료된 후 사업화로 연결되지 못하는 때가 흔하다. 과제에 참여한 중소기업 역시 예산 및 연구능력 부족으로 기술개발을 독자적으로 완료할 수 없어 개발된 기술은 그대로 사장된다.

이를 막기 위해 과제종료 일정 기간 전에 현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중소기업이 스스로 사업화할 수 있을 때까지 미진한 부분의 기술을 완성해 나갈 수 있도록 후속연구를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과제 시작부터 종료 때까지 전 주기에 걸쳐 참여한 관계자들을 최종보고서에 명기해서 과제의 사업화 성공 여부를 이들의 업적평가에 반영하는 것도 좋다. 정부 및 평가기관 관계자들도 사업화 성공을 위해 열심히 도울 뿐 아니라 과제 종료 후에도 사업화를 위한 후속연구 지원에 발 벗고 나설 것이다.

이내성 세종대 교수(산학협력단장) nslee@sejong.ac.kr